팀장은 1호차, 직원은 18호차
해외출장지가 호주 호바트, 칠레 푼타아레나스, 알라스카 놈,뉴질랜드 리틀톤 등과 같이 비교적 오지라 자연스레 장거리 비행이 많은 편이기에 고단한 여행길이 되기 십상입니다. 일반석에 쪼그리고 앉아 비행기 타본 분들은 다 안다는,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지겨움, 몸은 비틀리고 무릎은 시리고 발은 붓고, 목은 머리의 무게에 꺾이게 마련이라 불편함의 극치입니다.
어느 날 출장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같이 동행하기로 한 앞팀직원이 불현듯 찾아오더니 시비를 겁니다.
"팀장님, 비행기표 예약하셨어요?"
"아니, 왜?"
"자리를 가능한 대각선으로 멀리 띄우려고요."
"....." "응 그래 니 잘났다~~~"
출장 시 동행자들과 우리라는 공동체 정신으로 앞뒤 옆 자리에 옹기종기 모여 발권을 하는 것이 통상적이지요. 그런데 직급이 비등하면 그나마 괜찮지만 어려운 관계라면 그 시간이 세상에서 제일 불편한 자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졸면서 로열젤리도 뺨에 좀 묻혀야 하는데 말이죠.
작전 실패에 용서받을 수 있는 지휘관이 절대 용서받을 수 없는 경우가 있다는데 의전에 실패한 지휘관과 병사 배식 배분에 실패한 지휘관이라 합니다. 행여나 옆자리서 잘 못 의전을하는 날은 그 출장은 폭망이 당연한 거고 복귀 후 두고두고 회자될 터이니 왕부담 일 수밖에요.
한때 출장 시 승용차를 이용하면 조수석에 타는 사람도, 운전사도 반길 일이었지요. 출장비 아껴서 좋고 심심하지 않게 말동무가 되어 주는 것이 미덕인 시절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어느 때부터 직원들과 출장지가 같아도 동일공간에 같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신나게 폰질도 하고 잠도 편하게 잘 수 있는데, 굳이 승용차 조수석에서 불편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랍니다. 출장비 절약보다 안락함을 택합니다. 조수석의 본연의 임무인 운전사 "안 졸게 하기"가 불편하긴 합니다. 나도 졸리고 폰질하고 싶은데 말입니다.
국내 출장에 직원과 동행한다면 광명역에서 만나자마자 헤쳐하여 ktx 좌석 객차 번호는 개인의 일급비밀로 하고 목적시 도착 시에 모이고 있습니다. 같이 옆자리 앉아 보았자 꼰대도 진상 직원이 불편하고, 진상 직원도 꼰대가 불편하기에 각각의 길을 가고 싶어 하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죠.
이것 처럼 시대에 맞는 직장 내의 관계,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서로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이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