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보자
갑질이란 게 상대보다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을에게 부당한 행위를 하는 것이라 했다. 갑질을 하지 말라 인사실에서 갑질 방지 교육을 강제로 받으라 했다. 그래서 전반적인 사회의 뜨거운 감자라 행여 놓치는 부분이 있을까 바쁜 업무시간을 쪼개어 컴퓨터 모니터에 시선을 맞추고 열심히 동영상을 본 날이 있었다.
공교롭게 동영상을 본 그 날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을질도 있을 텐데. 그래 맞다 을질이 있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동영상을 감명 깊게 시청하고 퇴근을 하려고 하는데 직원이 서류를 디리 민다. 뭥미?. 꼰대가 안되려면 칼퇴를 해주어야 하기에 진상 직원들 무서워 가급적 칼퇴는 지향하고 있음이 당연이다. 나도 모르게 우리 직원이 브런치에 꼰대 상사라 글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직원들이 며칠간 6시가 임박하면 문서를 보아 달라고 가져온다. 칼퇴해야 하는데 말이다. 그렇다고 종일 일한 결과를 가져왔는데 매물차게 "내일 아침에 봐줄게"라고 하기에도 도리가 아니다. 3일 연짱이다.
머리 깎으려고 하는 날도 이 이유로 무려 20분 늦어 미용실 마감에 쫓기고 운동시간도 못 맞추어 불편함이 많았다. 그래서 열 받은 목소리로 "너희 을질 할래?""이게 을질이여, 을질" 이랬더니 "팀워크입니다."라는 답이 툭 튀어나온다. 팀워크이라 우긴다.
팀워크? 아무리 그래도 6시에 결재 문서 가져와 검토해주라 하는 게 팀워크라고? 분명 칼퇴를 견제하려는 직원들의 을질임에 틀림이 없다.
퇴근시간 즈음에 부장이 "내일 아침, 출근하면 바로 볼 수 있도록 책상에 올려놓아"라고 하는 악질 갑질은 들어 보았지만 감히 퇴근시간에 상사에게 상습적으로 문서를 봐달라는 고약한 을질은 처음이다. 을질 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하는 그날 직원들 바로 신고할 꺼다.
두 김, 두고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