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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Jul 05. 2020

여름이 온다.

가을도 오겠네, 큰일이다.

장마가 소강인가 보다. 부지런히 주말에 폭우가 쏟아지길 바랬건만 기대와 달리 적당한 햇볕에 시원한 바람이다. 실로 오랜만 자전차를 타기 위해 자전거 복을 꺼내고, 안전모 그리고 얼굴 가리게를 챙겼다.


소중한 피부, 얼굴은 보호되어야 한다.

언제부터인가 혼자인 것을 연습하고 혼자 돌아다니는 것이 익숙하고 좋을 때도 있다. 인간의 삶은 외로움이라 하지 않았나?  그런 면에서는 어쩌면 역마살도 그리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코스모스는 가을을 기다리며 부지런히 자라고 있지만 뜨거운 여름 8월을 넘겨야 한다. 9월에 다시 만난 코스모스 길은 어떤 감성으로 엮어 줄지를 기대하며 서로 참고 기다려야 한다.



무덥고 습한 여름을 기다리는지 아직 연꽃은 여기저기 피지 않은 봉오리가 더 많다. 진정한 사진가는 빛 좋다 새벽녘에 다녀 갔겠지만 난 늦은 오후에 한가히 거닐며 멍때리는 게 더 좋다. 시흥 관곡지다.



코로나 거리두기로 내내 답답했을 터, 살 불어주는 바람과 은은한 분홍의 연잎에 나들이객의 얼굴엔 흡족함이 넘쳐 보인다.




인천서 시흥으로 갈 때는 뒷바람에 수월하게 페달이 밟힌다 했더니 정점을 찍고 돌아오는 길은 앞바람에 힘이 부친다. 매번 갈 때 앞바람, 돌아올 때 뒷바람이기를 기대해 보지만 인생 맘대로 안된다는 사실 다 잘 안다.


앞쪽 흰꽃은 계란꽃 개망초 같은데 뒤편 꽃은 미쳐 검색을 못했네.




천인국이 곱게도 피었다.


네가 거기서 왜 나오나 접시꽃



차가운 겨울을 살기보다 뜨거운 여름이 버티게에 더 나아 2월엔 춘 3월을 기다려보지만 8월엔 추 9월을 기다리지 않을 것임으로 또한 8월이 오기를 기다리지 않는다.


멀리 보이는 인천 송도. 자연에서 도시로 돌아가는 길은 늘 마음이 무겁다. 하지만 우짜노? 느지막한 외출을 마무리할 시점인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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