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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Jul 05. 2020

"생활의 달인" 이제 그만하시죠?

맛집 소개가 아니고 뭐란 말인가.

TV 잘 안 봅니다. 무릇 가장 남자들이 꼰대 모양을 하고 소파에 웅크려 누워 스포츠 채널만 이리저리 돌려보죠. 행여 응원팀이 이기는 날에는 온갖 방송하는 채널은 보고 또 봅니다.


최근 몇 년간에는 이마저 저녁 있는 삶을 추구하고자, 운동한다 핑개로 뽈뽈거리며 돌아다닌다 TV 볼 시간이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래전에 재미있게 보아온 프로그램이 있었는데요. 지금도 가끔씩 재방으로 봅니다. "생활의 달인" 이라는 프로그램입니다.


달인 達人
널리 사물의 이치와 도리에 정통한 사람이나 특정 분야에 통달하여 남달리 뛰어난 역량을 가진 사람


예부터 제작자의 의도를 찾아본 적이 없지만 시청해오면서 느낌으로 알게 된 것이 직장에서, 생활 전선에서 별도의 의도성없이 일을 하다 자연적으로 습득되는 기술이나 능력을 보여줌으로 시청자에게 감동과 재미를 찾는 거였을 것이라 추측만 해 봅니다.


그래서 "달인"이 아니고 "생활의 달인"이라는 차별된 제목이 붙지 않았을 까요.


생각나는 것이 타이어 굴리는 사장님, g단위로 밥의 중량을 맞추는 초밥집 요리사, 손놀림 현란한 종이접기 등 서민의 생활 속에서 습득한 달인들의 기술은 삶이 묻어 있었습니다.


세월이 지났습니다. 소재가 떨어졌는지 점점 생활의 달인처음 의도와 달리 외발 자전거 타기, 철봉 기술 등 묘기 대행진으로 변모가 되어 가더군요. "생활의 달인"과 "묘기자"의 큰 차이점은 생업을 위해 하다 보니 어느 날 남들보다 뛰어나게 된 거와 생업에 관계없이 취미로 재미로 피나는 노력 끝에 습득된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묘기를 하시는 분들의 노력을 깎아내리려는 것은 아닙니다.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의도에 벗어나니깐 아무래도 삶에서 나오는 서민들에게서 나오는 진실된 감동이 줄어든 거죠. 묘기는 묘기 대행진에서 볼 수도 있잖아요.


개인적인 생각 일 수도 있겠으나 최근에는 점점 더 엇나가더니 이상하게 되었어요. 달인도 아니고 묘기도 아니고, "달인"이라는 단어만 붙일 뿐이지 맛집 소개로 바뀌었단 느낌입니다.

"열무국수 달인" "순대 달인" "찹쌀떡 달인", 웃고 말아요.


700회를 훌쩍 넘어 800회에 다 달아 달인들의 고갈을 제작진도 이미 알고 고민이겠지만 맛집을 소개할 바엔 전문 맛집 프로그램에 넘기고 손뼉 칠 때 그만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어요.


"달인"

이제 더 이상 우려도 우려도 뽀얀 골이 나오지 않을 무른 뼈가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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