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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Jul 19. 2020

아홉 사람이 싫다.

한 사람을 소중히 할 때

여러 해 전, 희한하게 자기 계발 책도 아닌 사진에 관련된 책을 보던 중 마음을 움직인 한 줄의 글을 읽은 적이 있었다.


인생을 살면서 열에 아홉(90%)의 사람은 자기와 맞지 않는 사람과 살게 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볼 지라면 겨우 10% 이하만이 내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사는 동안 사람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마음에 맞는(보통 코드라 한다) 한 사람(10%)과의 잘 지내며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아홉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했다.


글을 일고 놀라 주변을 살펴보았다. 과연 그랬다. 회사에서, 사회에서 만나본 분들과 처음 만나 서로 알아가면서  찰떡궁합이 된다는 건 어려운 게 사실이었다. 맞다 싶더라도 업무적이나 작은 이해관계라도 엮이면 여지없이 적이 되고 적을 만들어 버렸다. 주변에 약속 없이 연락해도 저녁 한 끼 할 수 있고, 전화 한 통하면 살갑게 받아 줄 관계에 있는 몇 사람을 끄집어낸다는 것은 힘들었다.


아홉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기 위해 그동안 가식적으로 이해하려 노력하고, 배려하고 때때로는 1차, 2차, 3차까지 술을 마시고 밤새도록 어깨동무를 해 왔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우리는 어떨 땐 말 한마디에 상처 받고, 상처 주고, 답이 있을 수 없는 고민을 들어주는 척 아홉 사람의 관계를 확인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세상은 빠르게 변했고 세월은 흘러 나이가 들었다. 점점 회사는, 사회는 계약적 형태로 서로 목적만 달성하는 조직으로 변경되어 이제 아홉 사람끼리는 계약대로만 움직이면 되기에 가식적이나 마 잘 보일 필요도, 배려해야 할 존재가 아니게 되어 버렸다.


또한 나이가 듬에 따라 새로운 모험보다 안정을 더 선호하게 되어 쓸데없는 감정의 소모보다 있는 그대로로의 눈에 보이는 것으로 것을 좋아하고 싶어 졌다. 깨 놓고 말하면 복잡하게 엉키거나 생각하는 게 싫어졌다는 표현하고 싶다.


노래는 들어 좋으면 도입부니, 전개부니하여 분석할 필요 없이 듣고 또 들으면 되는 거고, 여행은 보고 먹고 마시고 즐기면 그만이지 고정관념을 가지고 굳이 교훈을 얻으려 할 필요가 없다는 비유가 맞을 런지는 모르겠다.


이제는 코드가 맞는 사람은 끼리끼리 만나 술을 먹던 여행을 가던 하고 싶은 거 하나씩 싹 다 하며(버킷리스트) 살아가면 되고, 인연이 아닌 사람은 붙들고 억지 끼워 맞출 필요가 없게 되었다. 점점 세월은 흘러간다.


한계단 두계단 세계단 꽃길만 걷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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