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더 버티자.
8월과 9월의 차이는 단 하루. 신기하게 아침, 저녁의 공기가 달라졌다. 밤하늘의 별이 그리워지고, 귀뚜라미 울음 소리가 들릴 듯 한 착각이 들때이다.
평온했어야 할 9월은 연이은 태풍과 태풍 소식에 시름이 깊어가고, 역병의 창궐은 일상을 흔들어 가을이란 계절이 다가옴을 느끼기 어렵도록 만들어 버렸다.
하지만 9월 1일,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듯이 역병이 퍼질지라도 세월의 흐름에 가을은 기필코 오고야 말았다.
2쩜5로 명명된 선선한 가을 저녁에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많이 허락되지 않았다. 연장된 거리두기의 동참은 결국 익숙하지 않은 혼자 놀기로 강요받아 지극히 혼자여야했다.
오래 잠겨 두었던 자전거 체인에 기름치고, 창고 속 깊이 챙겨둔 삼각대를 꺼내 들었다.
달렸다. 그리고 폈다. 공통점은 혼자이고 실외다.
나는 너를 믿지 못하고 너는 나를 믿지 못하여 "비접촉"이라는 유행을 만들었다. 혼자다. 혼자여야 한다. 조금만 더 버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