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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Sep 25. 2019

토끼풀 반지

부드러운 어린 찔레 순을 꺾어 먹고, 피끼(삘기)를 뽑아한 움큼 손에 쥐어 먹고, 소나무 껍질을 벗겨 먹고, 밀에 설탕에 뭍쳐 가짜 껌을 만들어 씹어 먹던 오래전 시절에 놀꺼리가 부족하였지만 자연이란 소품으로 무료함을 달랬던 기억하고 픈 오래전 기억




토끼풀로 여자들의 가운데 손가락 반지, 남자들의 손목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토끼풀 두 개를 뽑아 그중 줄기가 도톰한 것을 골라 꽃 바로 아래쪽 줄기를 반으로 가른 다음, 뽑아 놓은 다른 줄기를 가른 틈새 사이에 끼워 넣어야 했었는데 만드는 핵심기술은 정확이 이분 일로 반반 가르는 것이었으며 그 이유는 한쪽 줄기가 가늘어지면 쉽게 끊어 짐으로 오래 간직하기 어렵고 동심이 쉽게 상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신중에 신중을 기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정성이 고스란히 들어갔다.


토끼풀 반지와 시계는 대부분 시들어 얼마 가지 않아 가른 목 부분이 끊어 지거나 손가락이나 손목에 묶은 줄기 부분이 눌러져 토막이 나면 명품이 부럽지 않은 우리의 감성 액세서리와는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고맙다 친구야 명품시계보다 더 귀한 시계 선물, 기억 선물, 잊지 않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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