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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Dec 18. 2020

세대별 입맛을 맞추어 보세요

오징어 땅콩 세대래요.

한국 사람은 뭐래도 국물이지. 안 그럼?


맛나 좋아해 어쩔 줄 몰랐던 햄버거, 피자의 초딩 입맛에서 한국 토종 입맛으로 돌아오는 시점은 뭐니 뭐니 해도 대학 들어와 소주 맛을 알았을 때의 시점이 아닐까 싶다.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얼큰 입맛일 줄 알았는데 신통방통 한 일이다.


도시락을 점심으로 때움에 한상 차림은 밥 외에 2찬 정도가 기본이다. 찬 밥을 2찬으로 먹을라치면 목에 매여 매번 얼큰한 국물 생각이 간절하게 난다. 컵라면을 먹자니 만성 위장 장애로 먹을 땐 좋은데 먹고 나면 후회 막급이라 가급적 자제한다.


날이 쌀쌀해질수록 밥이 더욱 넘어 가질 않아 요즈음 가끔 직원들이 점심 먹으러 나가면 사무실 들어올 때 편의점 어묵 사줄 수 있냐고 부탁한다. 옛적이야 당연하게 할 수 있었던 부탁이었지만 세상인 만큼 우월적 직위를 이용한 개인적 갑질에 걸릴 수 있기에 조심스럽다.


평소 부탁에 대한 미안한 감정도 있고 보답 차원에서 병원 검진 외출에서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을 들려 늦은 오후 직원들의 배고픔을 해소해 주고자 심심풀이 과자 몇 봉 다리를 사기로 했다.  


그냥 과자를 사면 섭섭하고 재미가 없을 것 같아 장난기가 발생했다. 세대별 30대, 40대, 50대의 입맛 과자를 나름 오래전 기억을 되살려 신중하게 골랐다. 사무실에 복귀해서 직원들에게 과자를 산 이유를 설명하고 고른 기준을 알려주지 않고 먹고 싶은 과자 선택을 강요했다. 사무실 빵 터졌다. 다행히 갑질에 미안감을 한방에 날리고, 늦은 오후 처진 사무실 분위기 살렸다.


과자의 종류는 오징어 땅콩, 메이플 콘, 오! 감자 다. 선택한 사람들의 입 맛이 얼추 맞았다. 추정이 잘 된 건가?






오징어 땅콩(50), 메이플콘(40), 오감자(30)으로 추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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