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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Mar 09. 2021

풍차를 방아로 바꿔 주오.

소래습지


봄은 오고 있는데 아직 소래습지의 풀들은 아닌가 봅니다. 행여나 파릇 새싹을 볼 수 있을까 사진기 들쳐 메고 산책로 한 바퀴를 돌아도 파릇이 돋아난 흔적들은 아직 없습니다.

아직 겨울, 봄의 흔적은 없다


소래습지는 해수가 들어와 습지를 이룬 곳인데 그 덕분에 땅이 스펀지처럼 푹신하여 발바닥 감이 좋습니다. 딱딱한 아스팔트 길만 걷다 마주한 흙의 감촉은 평온함을 느낍니다. 그런데 흙길이 줄었네요. 1년 내내 공사를 한다 출입을 제한하더니 곳곳에 인공 구조물을 설치해놓았고 바닥은 흙을 밟지 못하도록 덱 공사를 해놓았습니다. 소래가 주는 최고의 선물을 일부 잃은 셈이었습니다.


흙을 밟다


덱을 밟다


많은 사람들의 방문으로 지쳐가는 흙길을 보존하기 위함일까요? 방문하는 사람들의 편리성을 위한 걸까요? 무엇이든 아쉽습니다.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데로 흙이 질퍽해 신발을 더럽혀 질지라도 비켜 갈 수 있는 여유로 감수할 수 있었는데 말입니다.


소래습지에는 풍차가 있습니다. 왜 하필 풍차일까요? 풍차로 확 깬다는 분도 많으시고 반대로 여러 사진의 배경이 되어 주기도 하니 호불호가 갈리나 봅니다. 물레방아라면 어떨까요. 생뚱맞게 네덜란드식 풍차는 되고 우리나라 물레방아가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물레방아는 오랜 적의 연애 장소여서 안 되는 것인가요?


풍차있는 풍경


봄은 오고 있는데


덱이 없는 좋은 계절


좋은 계절로 가고 있습니다. 차가웠던 바람이 산들바람으로 바뀌는 것도 이제 시간문제이겠지요. 연초록의 잎들이 하나둘 사진에 담겨 볼 날을 오매불망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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