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은 적응되는 게 아닌가 봅니다.
단기 계약직, 보통 우리는 알바라 칭합니다. 알바로 근무한 직원이 3개월 계약을 종료했습니다. 성수기에는 손이 모자라 가끔 알바의 힘을 빌려 어렵지 않은 일들을 맡겨 왔습니다.
외모, 성격, 성향, 능력 등이 동일한 사람은 세상에 단 한 명도 없음으로 짧은 기간의 만남이지만 그때마다 인연은 강렬합니다. 시키는 일도 못하는 직원, 시키는 일만 잘하는 직원 그리고 시키는 일에 더하여 스스로 일을 찾아 하는 직원으로 구분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많은 알바와 함께 일을 해왔는데 다행히 모든 젊은 청춘들이 잡다한 일임에도 불구 잘해 주었고, 시키는 일뿐만 아니라 사회생활 경험이 없음에도 잘 적응 해 주어 감사할 뿐이었죠.
그런데 말이죠. 계약기간 3개월은 생각보다 빨리 지나갑니다. 일에 치여 사는 것도 이유겠으나 나이 듦에 세월이 빨리 가잖아요. 그러다 보니 잦은 계약 종료에 따른 이별이 매번 힘들어집니다. 근무 마지막 날에는 최고의 예우라 생각하고 한 끼 식사 대접으로 은근슬쩍 아픈 마음을 숨겨 보려 하지만 퇴근 시간이 다가올수록 힘듭니다. 때가 되어 악수로 이별을 고할 때는 이제 익숙할만한데도 아직까지 글썽이는 눈물을 숨겨야 합니다. 다음날 아침 맨 처음 시야에 들어오는 빈자리에 허전함과 공허감에 난감합니다. 그런 날이 오늘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영원한 이별, 작별뿐만 아니라 어떠한 헤어짐도 힘들어했던 거 같습니다. 가족과 헤어질 때, 직원을 보낼 때, 아라온을 남북극에 보낼 때, 친구 Y군, 여사친 K, 절친 L과 헤어질 때 그리고 사람에 더하여 머물러 온 장소, 도시를 떠날 때, 아끼던 물건이 생명을 다했을 때 등 수많은 인연은 어떨 땐 짧은, 어떨 땐 긴, 어떨 땐 영원한 이별을 가져왔습니다.
회자정리 거자필반, 만나면 헤어지고 헤어지면 만나야 하는 것이 인생사인 것을 모르는 바도 아니고 인연을 거스를 초인적 능력도 없으므로 이를 적응하고 받아들여야 할 때가 되었지만 아직 덧없는 인생을 깨닫지 못했는지 여전히 알바의 빈자리와 한 귀퉁이 덩그러니 남은 컴퓨터 자판을 보는 것이 오늘도 역시나 힘듭니다.
아프기에 청춘이 아니라 아프기 전 젊은 청춘들이 하루빨리 알바가 아닌 안정된 직장에서 세상 속에 녹아들기를 희망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