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한 회사를 갑니다

커피 26잔

by 바다 김춘식

26컵의 스타벅스 커피, 26컵?


14년 전 직장에 들고 간 커피 수량입니다. 몇 년 전도 아니고 14년 전에 다닌 직장에 커피 돌린다는 게 남들에게는 이상하게 생각할 일입니다.


30대, 나이로 보아 찬란한 시절은 보낸 곳이기도 할뿐더러 한적한 소도시라 좋은 추억을 쌓기가 좋았습니다. 섬진강 매화꽃이 피고, 지리산 단풍이 지는 7번의 계절을 변화와 함께 한, 친하게 지낸 사무실 동료 직원들은 벌써 엄마, 아버지가 된 40대가 되었고, 나를 따라준 현장 직원들도 머리숱 숫자에 신경 쓸 그 나이대가 되었습니다.


준비되지 않았던 상사를 잘 보살펴준 직원들에게 밥 한 끼 대접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스스로 빚진 마음이었습니다. 그렇게 마음만 가지고 시행을 못한 게 14년이 지났습니다. 더 늦기 전 이번 출장길엔 꼭 무언가를 하고 싶었습니다.


직장생활을 한 30년 여 년의 세월을 가끔씩 생각해 봅니다. 지금의 동료가 남이 되고, 이해관계로 엮어진 직장에서 만난 인연이 연결고리가 없어져도 지속될 수 있을까라는 것입니다.


늘 꿈을 꿉니다. 계약적인 관계가 끊어져도 휴대폰 전화 한편 연락처에 이름석자가 삭제되지 않고 가끔씩 안부를 묻고 커피 한잔 보낼 수 있는 좋은 인연이 회사에서도 가능하길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