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로 행복한 1주일 보내기
로또의 확률이 얼마랬나? 815만 분의 1. 이 확률은 1등은 있으되 나는 절대 아니란 거다. 절대 나 일리가 없다.
용인에 볼일이 있었다. 희한하게 별일 없는 일반 도로에 차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동생이 말했다. 로또 사는 줄이라고. 뭣이라?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동생이 줄줄 알려준다. 로또 당첨 명당자리로 21번의 1등을 배출한 판매처로 소문이 나, 판매 수량이 어마 무시해 판매자들의 차를 통제해야 할 정도란다.
동생을 태워 주고 돌아오는 길에 저만치 로또 판매처를 훨씬 지나쳤다 훅 하는 요행수와 욕심이 발동해 왠지 사야 할 것 같았기에 급히 차를 유턴했다. 22번째 1등이 배출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에 지금 안 사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다.
3만 원어치, 6장을 자동으로 발권하고 반으로 접어 고이 지갑 안에 모셨다. 그다음부터의 상상은 자유다. 로또 명당자리에서 구입한 번호가 아니더냐?
뽑기로 본 평생을 복기해보면, 서너 번의 당첨이 있었다. 처음이 국민학교 앞 뽑기에서 라면 당첨, 가난한 시절에 참 맛나게도 먹었다. 중학생 시절 "정복하지 않으면 정복당한다"는 "완전정복" 영어 문제집 당첨, 공부 잘했다. 비교적 최근에는 남해 힐튼 호텔 1박 숙박권 당첨, 인천서 1박 하로 가기엔 배꼽이 더 커 버렸다.
이 정도면 똥 손으로 분류될 만 하지만 명당이란 자리의 낚시에 넘어가 좀처럼 사지 않은 복권을 무려 3만 원을 투자하다니 별일은 별일이었다. 와중에 혹시 당첨이라도 될까 봐 혼자만 꿈을 쌓고. 그리고 드디어 일주일이 지난 어제가 발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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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이 나에겐 아무 일 일어나지 않은 조용한 일상이 되고 말았다. 1등에 당첨되면 마음속 공약이 브런치 구독자분 모두에게 커피 돌리자 한 건데 공약은 무효가 되었다. ㅇㅔ라이.
로또를 사면 당첨될 확률이 815만 분의 1이고, 사지 않는 다면 당첨 확률이 영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살까? 말까?, 말까? 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