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꽃 길만 걸을 수 있겠니?
거의 3년간 연락을 하지 않은 동생 P에게서 기습적인 장문의 톡이 왔다. 깜짝 놀랄 일이고 놀래켜 줄 목적이었다면 성공적이었다. 놀라게 만들었으니까 말이다.
나이가 비교적 어린 동생 P는 벌써 산전수전 공중전에 육박전까지 치른 전쟁에서 살아남은 당찬 인물로 젊은 나이에 외국에서 고생다운 고생을 무지 해왔다. 지금도 한 발자국 물러서 지켜보면 길이 아닌 쉬운 지름길을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어려운 삶을 묵묵하게 견디고 앞만 보고 살아가고 있으니 기특한 삶이긴 하지만 힘듬이 가끔 보이기도 해 안 스럽다.
문자를 한번 했다는데 답이 없어 섭섭했다지만 아마도 전화번호가 011을 버린 이후 번호가 변경된 탓이었을 것이다. P는 성격이 천성인지, 삶이 평탄하지는 않아 후천적 방어적 기질인지, 까칠한 한 성깔 하는 바람에 그게 마음에 벽을 생겨 그간 연락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하던 일이 신체적 노동에 어려움이 많았던 모양에 관두고 다른 새로운 일을 한다고 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몸을 사용하는 일은 점점 부딪낄 수 있으니 새일을 찾았다니 분명 잘 된 일일 것이다. 무슨 일을 하는지는 상세하게 물어보지 않았다.
지딴에도 자존심은 있을 껀데 한번 까이고 (의도치 않았지만) 두 번이나 연락을 했다는 게 안 내켰을 텐데 상황이 아무래도 더 힘든 일이 있지 않을까 내심 걱정도, 궁금하기도 하지만 이 또한 묻지 않았다.
산다는 게 늘 평탄하고, 늘 좋은 일만 일어나는 게 아니기에 힘든 일이 있다면 서로 돕고 살아야 하는 거고, 좋은 일은 함께 나누면 배가 된다고 하는데, 내심 능력도 안 되는 사람이므로 찾아 준일이 나쁜일이 아니라 좋을 일로 나눌 수 있음 좋겠다.
"비 온 뒤 땅이 굳고, 고통이 없는 이득은 없고,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이걸 다해버린 P가 이제는 한만큼 꽃길만을 걷기를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