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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Jul 18. 2021

실망했어, 나의 인맥이 겨우 이거야?

연락처 15개 그리고 35개, 합이 50개

어른폰 말고 아이폰 운영체계의 업뎃 공지가 뜨 무슨 기능이 개선될지는 애초 관심은 없고 그냥 안 하면 손해 보는 기분이라 하라카이 했습니다.


얼라폰의 개인 인공 지능 비서는 시리죠. 이 비서가 나만의 비서면 좋겠는데 one of them, 만인의 비서라케서 질투도 나죠. 그래서 최소한의 기능 즉, 운전 중 전화할 때만 급하게 찾아요.


"시리야, 브런치에게 전화해줘"라 카면 갱상도 억양과 발음이라도 90 프로 이상은 찾아 줍니다. 아주 충실하고 훌륭한 비섭니다.


근데 어느  시리가 흥칫뽕 삐쳤는지 고함을 치고 또박또박 애타게 불러도 전번을  찾아요. 이게  있다가 없으니까 디기 불편하데요. 얼라라서 뒤끝 작렬, 삐침  오래가나 싶어, 달개 줄려고 네이버님께 "시리가  삐칫노?"라고 상담을 했습니다.


똑띡이 네이버님은 바로 답을 주십니다. 역시 네이버님은 항상 옳아요. 상담 결과는 이랬습니다. 운영체계를 업글하면 시리 비서의 지능이 퇴화 되었댑니다.


연락처 등록란에 성과 이름을 별도로 입력을 하게 되어 있는데요. 성과 이름 칸을 다 입력해야 시리가 알아듣는다는 거예요. 아~~ 참내, 우리 문화에 누가 친절하게 성 이름 구분하여 입력한다 말입니까.


성, 이름 구별만 시리가 음성인식


불편하지만 몇 주를 비서 지능 복귀를 마냥 기다릴 건지, 귀찮지만 연락처를 성 이름으로 편집할껀지 오락가락 결정 못하다 답답한 놈이 먼저 우물 판다꼬 사과 회사에 굴복하는 게 존심은 쬐끔 상했지만 편집키로 했습니다.


마당발에 미췬 인맥의 연락처 다를 수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자주 연락하거나 연락할 가능성이 농후한 연락처만 편집하기로 했는데, 말이야 쉽지, 근심은 그 많은 연락처를 일일이 수작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급적 반전입니다. 걱정은 기우, 한 50개 정도만 수정하고 종료된 거죠. "이게 머선 129?". 자주 연락 15개 정도, 각 끔 연락 35개 정도, 이게 현실이었죠. 어느 순간 한 시점을 딱 잘라, 단면을 본다면 순간의 인간 관계는 50명 내외로 형성, 한정된다는 거 아닐까요.


그러네요. 살아가면서 수많아 보이던 관계가 그리 많지 않네요. 근데 그 적은 수의 관계마져 잘 유지하기가 힘들다니 거시기합니다.


사과 회사 덕분에 연락처 정리 한번 잘하고 갑니다. 15분 + 30분 들에게는 잘해야겠다는 다짐과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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