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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Nov 28. 2019

세상을 변화 시킬 빈말, 해보면 어떨까?

종종 대화를 하다 보면 관심 주제에 대하여 결론이 없는 토론의 형식이 있을 수도 있고 은근히 답을 원하는 경우가 있다. 답을 원하는 물음의 의도, 목적을 단순 이분법으로 분류해 보면 정말 모르는 주제에 대하여 상대방이 더 해박한 지식,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여 의문과 호기심을 해소하기 위한 것과 또 하나는 너나 내나 모두 알고 있는 정보지만 동의를 구할 요량으로, 동조를 전제로 한 물음일 것이라 생각한다. 동의를 위한 물음은 동종 의식을 확인하기 위한 기대 심리로 일상에서 자주 발생하지 않나 싶다. 몰라서 물어보는 질문에 대한 답이야 어떤 방법으로 대응의 답이 돌아오던 지식의 공유임으로 쌍방 모두 감정 동반될 일이 없을 테고 필요하면 구글이나 네이버의 힘을 빌어 궁금증을 말끔히 해소하면 그만 일 것이다. 문제는 동의를 구하는 질문하였을 경우인데 질문의 의도가 동의인지 궁금증 해소인지 분별을 하지 못하는 경우, 즉 촉, 감이 없다면 분위기가 갑자기 미묘해질 수도 있다. 동의를 구하는 물음에는 상대편의 대한 눈치와 배려의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대화의 기술 중에 제일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은 “난 그거 관심 없어 몰라”“난 그거 안 해” 뭐 이런 유의 단 칼에 잘라버리는 답이더라. 그런 답을 들을 때는 욱하는 게 목구멍까지 올라 올 정도의 절망감을 느낀다고 해야 하나? 맞장구, 동의, 동조, 칭찬, 이런 게 중요한 요소라 생각해보면, 예를 들어 “류현진 선수 공속도가 느리지만 타자를 다루는 솜씨가 장난이 아니네, 타자들이 왜 못 칠까?” 이런 질문이면 동조를 이끌어 내어 대화를 이어 가고 싶은 의도의 질문이라는 것이 당연해 보이지만 돌아오는 답이 “난 야구에 관심 없어 몰라”이라면 진짜 당황스럽다는 것이다. 우리 부부가 한때 대화가 단절되었을 생각 해보면, TV에서 도덕, 법규를 지키지 않는 몰지각한 사람들이 나오는 고발 프로그램이 방송될 때 내가 막 욕하면, 같이 욕하고 육 두 문자 날려 줘야 하는데 매번 돌아오는 말은 “당신도 만만찮아”였다. 내가 화를 내면 또다시 돌아오는 답은 “내가 니 부하 직원이야? 그건 회사에서나 하시고”. 결국 별거 아닌 것이 감정싸움으로 발전, 대화 단절 수순이었다. 최근에 조금 나에게도 변화의 조짐은 있는 듯하다. “난 관심 없어 몰라”라고 하더라도 먼저 화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고 동의를 구하는 물음을 판별하여 가급적이면 나와 다른 노선을, 다른 다양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말이더라도 동의를 해주려고 한다는 것이다. 나와 다른 의견일지라도, 나와 생각이 다를지라도. 비싸게 구입한 옷, 이쁘다고 빈말. 벼르고 벼라서 어렵게 산 물건, 멋지고 부럽다는 빈말. 정치가 잘못되었다 비판해도 네 말 맞다는 빈말. 관심이 없는 물음에도 관심이 무지 많은 척 맞장구 쳐주는 빈말. 회사 상사에게 욕먹고 오면, 상사가 무조건 잘못했다는 빈말. 머리가 허옇게 백발이 되어도, 젊어 보인다는 빈말. 그런 뻔한 거짓말 같은 빈말 많이 많이 해보자. 세상이 달라 질런지 확인해 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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