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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Nov 23. 2019

몇권의 책 이야기

책을 잘 읽지 않으면서 책 욕심은 많은 편이다. 서점의 새책 냄새가 좋고 헌책방의 쾌쾌한 특유의 곰팡이 책 향기는 더더욱 좋다. 어떤 분들은 무료로 대여해주는 도서관을 이용한다지만 읽은 책을 책꽂이에 장식용으로 보관해 두며 시간이 지난 후 기억이 희미해지면 다시 읽을 수도 있고 또한 요즈음은 읽은 책의 내용이 좋았다고 판단될 때 짧은 소감과 함께 손때 뭍은 책을 선물함으로 나눔의 재미가 쏠쏠하였다.

 
우리 집 애들에게는 어려서부터 사달라는 책은 단 한 번도 거절한 적이 없이 다 구입해 주었다. 뭐 지금은 사주고 싶어도 사달라 소릴 안 해서 서운하지만. 지금은 여느 애들과 비슷하게 책 보다 게임 LOL이 더 재미있다면서 세상과의 소통을 오직 컴퓨터 속의 웹 세계와 한다. 책을 보면 좋겠지만 소통의 방식이 세월에 따라 변하는 것이어서 서운하고 불만에 화나지만 이해 안 할 수도 없다.  책 속에 길이 있다더면 다 옛날 말이고 지금 세대엔 휴대폰에 길이 있고 길을 찾는 모양이다.

구입하고 읽는 책은 최근 소설, 에세이등으로 영역이 조금 넓어지고 있으나 대부분 사진집이거나 사진 관련 책에 편중되는 것이 큰 함정이고 또한 책이란 글자보다 그림이 많은 것을 좋아하니 무늬뿐인 책 사랑이 아닌지 모르겠다.




그저께 태블릿 액정 교환차 수리점에 갔다 시간이 남아 오랜만에 책 향기 그윽한 교보문고에 들렸는데 이게 참, 참새가 방앗간을 못 지나치는지, 아님 고양이가 생선을 먹지 않고 참지 못하는지, 충동구매로 몇 권을  질렀다. 고른 몇 권 외는 제목을 메모 해 놓았다 인터넷 알라딘에 주문했는데 양심에 찔리기도 하였지만 아침에 주문하고 오후에 배달되는 것을 보니 이제는 책 향기 즐기는 아날로그 감성보다 저렴한 인터넷 서점의 장점을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그래도 가끔씩은 서점에 다녀야 하는 이유는 직접 진열된 책들을 펼쳐보고 고른다면 성공 확률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무튼 총알배송, 로켓 배송에 배달의 민족임이 증명됨으로 깜짝 놀랐다. 우리는 진정한 배달의 민족이 맞긴 한 모양이다.




김기찬 사진가의 "역전풍경""잃어버린 풍경" 사진집 두권 
사진이란 작품만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만이 작품이 아니고 시간의 기록도 우리를 감동케 하는 작품이라는 것을 일깨워 준다.
참 많이도 울게 해 준 전몽각 선생의 "윤미네 집". 못살았던 시절, 우리의 사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 최민식 사진가의 "휴먼(Human)"이 같은 류의 사진작가, 사진집이다.

비비안 마이어 "나는 카메라다". 
이제는 이름 없는 거리의 사진가가 죽어서 이름이 아닌 필름을 남겨 그 필름이 드라마틱하게 세상에 공개되는 과정과 미국의 옛날 거리 사진 자체가 감동적이었던 사진가 비비안 마이어를 조명한, 글이 많은 사진집. 일단 그녀가 롤라이플렉스를 사용했다는 것에 난 더 점수를 준다. 롤라이플렉스를 지금도 내가 즐겨 사용하는 주력 기종이다..

유서프 카쉬 "사진기 너머"
사진 하는 사람 치고는 카쉬를 모르면 간첩이고, 오드리 헵번의 사진을 본 적이 없다면 지구를 떠나는 게 맞다. 아직 읽지는 못했지만 카쉬가 직접 인물 사진을 찍기 전의 상황이나 심리 상태 등을 기록한 책이다. 아마 앞으로 사진 생활에 적지 않는 도움이 될 듯하다.

여기태 인천대 학원장  "여행,  맘대로 하라는 대로"
점심 먹으러 오라 해서 갔더니만 슬그머니 자필 사인과 함께 선물로 주는 센스. 고마운 녀석. 항상 챙겨준다. 안식년에 만든 책이라네. 전국 여행지 사진과 함께 본인의 감정을 잘 정리한 책. 좀 잘 팔렸으면 좋겠는데. 이럴 땐 안식년에 글 쓰는 게 직업인 교수란 게 참 부럽다. 나는 매일 하루하루가 현업과의 싸움에 겨우 짬을 내서 끌 적이는데.


책..  읽자 그래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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