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인물 사진, 잘 찍는 법
Y는 휴대폰 사진을 찍어 줄 때마다 불만과 원망이 가득합니다. 사진사란 놈이 대충 찍은 일반인보다 사진이 못하다는 게 이유입니다. 사진 폴더를 뒤져 일반인 사진과 대비하며 "네가 사진사냐?"라고 사정없이 자존심을 팍팍 뭉개 줍니다.
사진 공부한 지가 수십 년의 시간인데 불구하고 Y의 의도대로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요. 분명 누가 보아도 이쁘지 않은 사진엔 꿀 먹은 벙어리로 입 다물수밖에 없었죠. 왜 휴대폰으로 찍은 제 사진은 매번 욕을 먹을까요?
니콘에 85mm f1.4 렌즈가 있습니다. 상반신 인물 사진용에 적합한 렌즈로 일명 여친렌즈라 합니다. 이 렌즈로 여자 친구를 찍으면 너무 잘 나와 여자 친구가 좋아한다라 생긴 애칭이라 합니다. 이 렌즈로 3, 4 미터 거리의 얼굴을 찍으면 해상도가 얼마나 좋은지 얼굴 피부 모공, 점까지 다 보이게 잘 나옵니다. 사진사들은 쨍한 사진이 좋다고 난리지만 막상 모델 여성분들은 모공, 점이 적나라하게 보인다며 오히려 화를 내며 뽀샵을 요구합니다.
사진사 들은 사진을 찍을 때 습관적으로 인물을 이쁘게 보다 구도, 배경을 우선시하고, 배경이 이쁘면 잘 나왔다 자화자찬을 많이들 합니다. 그런데 그게 다 필요 없었어요. 구도니 배경이니 다 필요 없다 말이죠. 사람이 이쁘게, 다리가 길게, 얼굴이 작게만 나오면 됩니다.
그러고 보니 찍히시는 분의 마음을 읽지 못한 게 욕먹은 첫 번째 이유가 되겠습니다. 쨍한 사진이면 뭐합니까? 구도 맞고 배경 좋으면 뭐합니까? 찍힌 사람이 이쁘야 하는데요.
실험을 했습니다. 휴대폰으로 다리를 길게, 얼굴을 작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하고. 사진사라도 휴대폰과의 전문 사진기(사)와의 차이를 알아채지 못한 것들이 있습니다.
웹에서 세로사진은 쓸모가 적습니다. 화면 배치상 세로 사진이 화면 배치상 불리하기 때문입니다. 많아야 가로 세로의 찍는 비율이 8:2 정도가 됩니다. 가로 사진은 배경으로 풍경을 담기에 좋습니다. 하지만 휴대폰 인물사진은 과감히 배경을 버리고 세로 사진을 찍어야 합니다. 모델을 무시하고 가로 사진만 찍었으니 짜리 몽땅을 좋아 할리 없겠죠.
휴대폰 카메라 렌즈는 보통 25mm 정도의 광각렌즈입니다. 광각렌즈란 넓게 보이는 렌즈란 뜻입니다. 넓게 보이는 대신 원근감 외곡이 아주 심합니다. 외곡이 심하다는 뜻은 가까운 것은 실물보다 더 크게, 조금만 거리가 있어도 적게 보인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카메라가 휴대폰을 세로로 세우고 허리 아래에서 위로 보고 찍으면 다리는 가까워 크고 길게 되고 상대적 거리가 있는 머리는 부분은 적게 됩니다. 더불어 휴대폰을 180도 돌려 렌즈가 아래쪽에 위치하도록 하면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렌즈가 2개 이상인 휴대폰은 광각인 렌즈 사용하면 됩니다. 정리해볼게요.
1. 세로사진을 찍는다
2. 가능한 낮은 위치에서 위로 향해 찍는다
3. 휴대폰을 180도 돌려 렌즈를 아래쪽에 둔다
4. 보다 더 왜곡된 사진은 카메라 중 제일 넓게 보이는 광각 렌즈를 선택한다
간단한 요령만 익히면 이쁨 받는 휴대폰 사진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요령 숙지 후 실제 실험을 해 보았습니다. 잘 됩니다. 이제 Y는 이쁘게 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