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동료 K은 대표적인 깊이 보다는 넓이를 추종한다. 반면 나는 넓이보다는 깊이를 조금 더 생각하는 편이다. 그래서 K은 이것저것 벌리는 게 많지만 하는 족족 마음이 앞서고 그리 오래가지 않아 종목을 바꾸어 늘린다.
나는 깊이를 추구한다. 하려면 제대로, 잘해야 하므로 한 우물을 판다. 재능은 없어도 남들보다 조금 더 부지런히 움직이고 시간을 투자하는 편이라 취미 치고는 남들보다 꽤 하는 것들이 많다.
언젠 오래전에 K와 한판 붙었다. 깊이와 넓이의 한판 입씨름. 결론은 나름 둘의 장단점과 환경 그리고 소요되는 비용 등이 복합적이 얽힘으로 어느 게 좋을지 답을 내기가 조금 곤란하단 것이었다. 둘 모두 얼굴 붉으락하다 마무리하고 그 이후 소모적인 논쟁은 하지 않았다.
Y는 똑똑하다. 영어로 스마트 하단 거다. 똑똑한 하니까 욕심이 꽤가 아니라 너무 많다. 이것저것도 모자라 요것까지 건들어 평일에도 휴일에도 도통 머리 비울 여유가 없이 복잡하다. 즉 깊이와 넓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기세가 등등하다.
욕심은 욕심을 낫고, 모두 것을 잘하려는 의지가 지나치면 강박관념에 마지막은 스스로 무너질 수 있음을 알기나 하는 것인지 여전히 주말에도 노트북과 책을 끼고 몸과 마음을 비울 줄을 모른다. 애달다.
딱한 Y에게 말했다. 우선순위를 정해서 한 가지씩 순서대로 깊이부터 파자고. 불안하겠지만 주말엔 노트북을 멀리하고 멍 때리는 연습을 하면 좋지 않겠냐고. 노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하지 말자고.
잘 놀고 잘 쉬어야 일도, 하고 싶은 것도 잘할 수 있을 텐데 욕심 중독에, 일중독이면 험한 세상에 어찌 적응하고 살아가려고 하는지 걱정이다.
Y, 휴일에는 잘 쉬고 불멍, 물멍, 산멍, 꽃멍 때리며 잘 살아보자. 때론 똑똑하게, 그러나 가끔은 멍청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