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날, 보라색 제비꽃이 화단 곳곳에 가득 피어 여기저기 이뻤어요. 어느 해부터 흰색, 보라 제비꽃은 흔한 봄꽃 되었네요.
출근길에 욕심이 낫어요. 화단을 덮은 예쁜 제비꽃을 화분에 옮겨 심고 싶어 졌어요. 벼루던 어느 출근길 아침에 모종삽을 들고 만행을 저질렀지요.
생각보다 깊이 박힌 뿌리줄기를 힘겹게 파내어 검은 비닐봉지에 넣고 사무실 화분으로 옮겨심기를 했지요. 무성한 잎의 줄기와 보라색 꽃은 일단 휑한 사무실에서 보기 좋았지요.
사단은 얼마 지나지 일어나고 말았어요. 출장과 휴일 끼여 5일 동안 사무실에 나가지 않았죠. 직원에게 물 부탁하는 것을 잊고 말았어요. 주말에 출근할까 망설였던 게 화근이었습니다. 잠깐 다녀왔어야 했어요.
휴일 다음날 화분의 식물들은 거의 아사직전에 고개를 쑥인 채로 처져있었어요. 애꿎은 알바만 물을 안 줬다 욕을 먹는 불상사였지요. 부랴부랴 주전자에 물을 채워, 가망 없어 보이는 화분에 물을 들입다 부었지요. 심폐소생술이라죠.
측은지심이 통했던지 오후가 되어 심장이 뛰기 시작하고 푸른 잎이 조금씩 생기가 돌기 시작했어요. 운전면허 합격 후 최대로 기뻤던 시간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아, 근데 며칠 후 잎 하나둘에 흰색이 돌기 시작하더니 모두 시들어 말라갔어요. 함께 마음도 시들었습니다. 영양제를 줘도 비료를 뿌려도 다시는 살아나지 않을 조짐에, 결국 모든 잎이 말라버렸어요.
그제야 후회가 밀려왔어요. 황금알을 낫는 거위의 배를 가른 듯 어리석음이죠. 그냥 화단에 두었다면 다음 봄을 위해 세력은 뽐낼 시기였거든요. 원치 않는 간섭은 잠시 즐겁거나 일시 연장은 될지 몰라도 영원 치는 않아요.
세상의 이치가 그러네요. 사람도 식물도 동물도 있어야 할 자리가 있고, 그 자리에 있어야만 아름다운 거지요. 옆에 두고 싶다 하여 개입과 욕심이 제비꽃을 망치고 말았어요. 괜한 개입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