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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Jul 24. 2022

또 사라지는 사소한 것들

공중전화

인간의 편리성 추구를 위한 과학적 진화는 어디까지일까요? 하루하루, 그리고 한 달, 일 년의 그 변화가 두렵기까지 합니다.


얼마 전 아파트 입구의 공중전화기를 촬영했습니다. 지금 아니면 안 될 것 같았어요. 왠지 해야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촉이라 해야 할까요. 없어질 것 같았어요.


첩첩 산골에 처음 전화기가 놓였을 땐 매번 교환을 불러야 했고, 삐삐에 공중전화 줄 서기, 반쪽짜리 시티폰 그리고 그 시절 공중전화 카드는 필수였지요. 세월이 지나 어쩔 수 없이 세태에 밀려 사라졌고, 사라지네요.


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세월이 빠른 것 같아도 사무실에 타자기, 팩스기가 사라 진 것도 불과 얼마 전이지요. 아, 주판도 있군요. 빽빽하게 서류장을 차지하였던 서류들도 컴 안으로 이동을 했어요.


아파트 입구가 뭔가 허전하게 보였습니다. 그러네요. 촉이 온대로 공중전화가 깜쪽같이 없어졌습니다. 공간이 생긴만큼 뻥 뚫린 마음의 공간이 추가되었습니다. 또 하나의 시대와 추억이 사라지고 없어졌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는 어느 날 갑자기, 이렇게 순식간에 사라 질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촉이 온 게 다행 일 줄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보내는 것이 못내 섭섭할 뻔했습니다. 우리들의 추억, 기억은 이제 안녕, 영원히 안녕입니다.


kt, 다시는 못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싑지만 이젠 추억이 되었습니다.




빈 공간의 허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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