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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Aug 28. 2022

저녁 하늘이 이쁜 이유

무엇을 하고 또 하고 하여도 허전한 빈 마음을 채우기엔 뭐니 해도 멍이 최고의 처방이다. 인천으로 오는 길은 급할 필요도 이유도 없을 뿐이기에 여유롭기만 주말임으로 운전대가 목적 없이 가는 길로 달려보았다.


내비가 알켜 주는 길은 그 들이 가는 바쁜 길 일뿐 나의 갈길은 아님에 잠깐 꺼두는 게 좋음이다. 내비의 길은 4차선이지만 나의 길은 온갖 이 나무 저 나무들이 터널은 이루고, 꼬불꼬불함에서 찾은 정겨운 2차선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초행길을 돌고 돌아 이름 생소한 항구에 닿아 잠깐 반짝이는 바닷물빛에 깊은 호흡 한 번은 시름을 잊게 하는 힘이 있다. 아마 바다와 해가 짝을 이루어 무료로 우리에게 베푸는 행복이란 것일 거다.


또 돌고 돌아 사람 붐비는 곳을 피한 구석 떼기 어느 폐장 해수욕장에 닿았다. 철 지난 곳에 마지막 피서객이 세운 두서 개의 파라솔은 이제 막바지 여름의 여운을 고스란히 보여 주는 듯하다.


간이 테이블에 의자 하나, 컵라면 하나, 더불어 맥주 한 캔을 펼쳐두고 자리에 앉을 무렵 약 15미터 거리에서의 노 중년분들의 두련 두련 대화 소리는 소란스럽다하기 보단 평온함 그 자체다.


점점 해의 고도는 낮아지고 있으므로 얼마지 않아 일몰을 맞이 할 듯하다. 낯선 곳에서의 바다와 모래와 섬과 소나무와 등대와 정겹기만 한 중년의 분들과 지금 이 시간 이 하늘을 함께 하려 한다.


늦은 8월의 저녁 바닷바람은 서늘하고 밀려오는 파도는 점점 차가움을 더해가는 모양이다. 붉으무래한 저녁노을을 함께 하늘과 파도소리는 감성이고 불어오는 바람은 가을이다.  여기는 지금 어느 오늘이다.


물놀이 후


일몰 그리고 출항


빈 의자와.등대하나


바람에 흔들리다. 소나무


바다는 동심


어둠이 내렸다. 이제 머나먼 집으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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