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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Sep 03. 2022

바람소리, 풀 내음

태풍이 오기 전

부쩍 아침저녁 공기가 서늘 해짐에 따라 여러 생각들이 많아진다. 매년 이 맘 때쯤 반복되는 생각임으로 새삼 새로울 것은 없다 하지만 마음은 싱송생송하다.


세월은 참 빠르다. 살갗에 스치는 바람은 가을이다. 숨에 들어오는 풀내음도 또한 가을이다.


영종도에서 돌아오는 길에 그냥 노을이 보고 싶어 송도 뒷산에 후다닥 올랐다. 듬성듬성 갈대가 벌써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몇몇 산책길에 나선 분들의 발걸음에 묻어난 여유가 기막힌 가을 풍경과 조화롭다.


쏠쏠 부는 바람과 풀냄새가 진동을 하는 와중에 하늘에는 추석을 앞둔 달이 부지런히 동그라미를 채워가는 중인 듯 부지런히 구름을 타고 움직인다.


높은 건물 사이로 인천대교가 조그마하게 보이고 해가 걸음걸이에 따라 숨었다 보였다 반복하더니 붉게 변한다. 노을이다.


태풍 소식에 긴장하는 부산에는 아직 태풍 영향보다는 폭풍전야라는 소식을 L이 전해왔다. 인천은 아직 푹풍전야도 아니고 더군다나 태풍전야도 아닌가 보다. 하늘과 바람과 구름과 공기가 좋을 뿐이다.


유난히 올여름은 짧았고, 어느 해 보다 하늘, 노을을 바라보는 날이 많다. 태풍을 무사하게 보내고 이른 추석을 맞이 하기 좋은 어느 주말 인천의 하루다.


3일 아침, 맑고 높다


막걸리~~~한잔, 늘 옳다. 영종도


풀내음이 시작되는 오르막 길


노을지다


갈대, 바람, 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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