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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Mar 06. 2023

3월 2일, 대한부모 만세

마지막 등록금을 내다

긴 겨울이 지나고 3월이 왔습니다. 새해를 맞이하고는 매섭게 몰아치는 겨울 날씨에다, 남극 시즌이 해마다 이 시점이 바빠 어영부영 업무에 치여 하세월 하다 순식간에 춘삼월이 온 겁니다.


3월이 되면 여기저기 꽃 소식이 주된 화제라 치면  여러 세대가 아울러 근무하는 직장에서는 유아원 등록, 유치원 등록, 초등 입학 등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생생한 현장 소식들이 꽤 많게 오고 갑니다. 먼저 간 인생 선배로써의 조언과 깨알 같은 정보가 전달되기도 하는 훈훈한 모습들로 일 년 중 딱 이때만 직급 없이 대동단결, 같은 편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 지난 3월 2일은 분명 저에게는 남들처럼 자녀가 입학, 등원하는 날은 아닐진대 매우 유쾌한 날이었습니다. 적은 애가 코로나 시국으로 한 학기 쉼에 따라 여름 졸업을 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2일이 어마무시한 사립대학의 4학년 마지막 학기 등록금을 붓고 처음 학교 가는 날인 것이죠. 어찌 홀가분한 날이 아니 수 있겠습니까. 이제 돈 들어갈 일보다 20여 년 갔다 부은 돈을 회수하는 날만 남았으니 홀가분도 하겠지만 그 어려운 걸 해 냈다는 성취감에 뿌듯도 하였겠지요.


앞으로 취업은 본인들이 척척 알아서 할 테고, 결혼은 저축을 하든지, 코인을 하든지, 주식을 하든지 스스로 벌어서 가면 될 테고, 애를 안 낳는다 하니까 다행이지만 행여나 황혼육아 이런 것은 택도 없는 일이라 미리 선포를 해 놓았으니 진정 2일은 아무리 생각해도 대한부모 만세를 불러야 하는 날입니다.


부모의 역할은 여기까지임을 믿습니다. 만세, 만세, 만만세입니다. 이제 꽃길만 쭈욱 걷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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