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부모님들 건강하세요
세상 사람들이 모두 천사라면 좋겠다는 말은 자주 하고 다닙니다. 행여나 진짜 세상사람들은 등에 날개를 꼭꼭 숨기고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세상살이가 뜻대로 되면 재미없다 하는데 재미없어도 좋으니 뜻대로 되면 좋겠고 실패하지 않은 성공은 없다지만 그냥 실패의 쓰림 없이 성공하면, 비 온 뒤 땅이 굳어진다 하는데 비를 맞지 않고 굳어지면 더 좋을 같습니다.
주변에 효자 효녀가 많아도 너무 많아요. 효가 들어가면 여러분들이 힘들어합니다. 막걸리 한통 들고 아버지의 말동무가 되어 준다며 약속 못한다는 C, 최근 아버지를 잃고 후회의 아픔을 표현하는 K, 멀리 부산서 대전 병원을 수시로 다니는 S, 치매 어머니를 치료한다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저녁 두 번 한의원 다니는 B가 있으며, 돌아가신 부모님을 그리워하는 글들이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사람이 태어나 살다 생을 다하는 게 이치라지만 과정들을 지켜보아야 하는 자식들의 마음이 좋을 리가 없겠지요.
C, K, S, B를 만날 때면 해줄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그냥 말을 들어주고 공감하여 주는 것뿐이라 무기력하기만 합니다. 점점 세월이 지날수록 건강한 부모님에게 눈물 나도록 감사하지만 언젠가 예외 없이 닥쳐야 할 일을 생각하면 슬프기에 쉬이 공감을 할 수 있는가 봅니다.
오늘 B가 갑자기 치맥을 먹고 싶다 나오라 합니다. 할 말과 들어주어야 할 시나리오는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부모님 치료에 대한 가슴 아픈 이야기, 가족 간의 갈등 등 보통 사람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과 느끼는 감정들입니다. 힘들단 말을 들어주고 생맥 한잔 같이 벌컥이며 다독이기는 합니다만 그게 다는 아니라서 결코 채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쓰라린 가슴 보듬고 사는 세상 사람들이 모두가 천사라면 숨겨둔 날개를 이제 보여 주면 좋겠다고 다시 한번 희망, 소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