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멍텅한 눈, (Aging curve)
협력업체의 승진 명단이 보내져 왔다. 회사라는 게 연말연초의 꽃이라면 승진과 포상이 아니던가? 섭섭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 1년의 노력을 보상받는 훈훈한 축제의 자리다.
승진 명단 중에 17년의 나이차가 있는 후배가 부장으로 승진했단다. 갓 40넘은 나이에 부장이라니. 사기업에서 부장이라면 회사의 꽃이지 않았나? 1차 회식 후 쓰윽 법카를 던져주고 홀연히 사라지는 선망의 대상으로 한참 우러러보아야 했던 노병 부장이란 말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어떤 분들이 떠들고 다닌다 해도 나이는 숫자가가 아니고 위로가 불가능한 냉혹한 현실이 된다. 가늘어지는 머리카락과 줄어드는 머리카락 수 그리고 늘어져 처지는 눈가 주름과 점점 흐리멍덩해지는 눈의 초점에 초연해질 수는 없지 않나?
오늘 회사 게시판에 공지가 떴다. 퇴직 5년 남은 직원을 대상로 퇴직준비를 위한 교육생 모집 내용이다. 마음속으로 아직 대상이 아니라 안도했다 하지만 뜨끔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세월이 돌고 돌아 한세대가 저물어 전성기가 지남으로 이제 희망이란 끄나풀을 놓아야 시기가 되었다는 신호다. 이제는 붙잡으려 할수록 더 붙잡을 수가 없다. 세상은 잠자는 순간에도 또 새로운 것으로 채워지고 채울 준비로 바쁘게 돌아가고 있더라.
교복을 입은 학생이 이쁜 게 아니라 교복을 입을 수 있는 나이가, 청춘이 아름답다 했다. 이건 완전 공감이다. 뭐 그런다고 청춘을 돌려주지는 않을 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