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를, 베풀기를 진짜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막 퍼주고 싶은 마음이 용솟음(?) 치는 걸 보면 천성인가 봅니다. 특히 조금 챙겨야 할 분들이라면 퍼주고 싶은 마음이 충만해지고 그렇게 하고야 나서야 안심이 됩니다.
혹시 여러분은 아시나요? 받는 기분보다 주는 기분이 더 좋을 수 있다는 것을요. 이번 여수 출장길에 평소 챙겨준 후배에게 갓김치, 파김치, 꼬들뻬기 김치 각 1킬로씩 보내드렸어요. 와중에 다른 사람만 챙기고 집엔 홀대라 할까 내심 마음이 불편해서 집으로 김치 2킬로를 보냈습니다.
집에서 깜놀에다 좋아할 거란 생각에 뿌듯한 마음이 충만해지요. 당일 아침, 오늘 김치 택배 올 거란 애기를 꺼냈고, 입이 찢어질 기쁨의 반응을 기대했는데 기대와는 정반대로 욕 엄청 먹었습니다. 매번 남기는데 왜? 누가 먹을 건데? 라며 퍼부었어요.
그때부터 대화가 싫었습니다. 최강 F이기도 하여 마상이 장난이 아니었거든요. 그렇습니다. 비싼 것보다 조그마한 것이라도 의미를 찾아 나누기를 선호하기에 선물 줄 때마다 부실하다 하면 즐겁지 않겠지요. 아무리 사람이 다르고 생각이 틀린다 해도 비싼 선물을 받아 싫어할 사람이 없는 거지요.
삐진 날이 하루 지난 오늘 진심을 담아 말했어요. 차 얻어 타고(기차 출장이라 이동이 불편), 김치 맛집선별하여 어렵게 직접 주문한 거라고요. 이런저런 일을 하다 보면 의도치 않게 실패하는 선물도 있게 마련인데 그때에 속으로는 싫어도 마지못해 겉으로는 좋아해 주면 안 되냐고요. 사람 사는 게 그런 것이라고요.
오지랖과 베풂을 언제 중단하게 될까요. 주고 욕먹고 주고 혹시 돌려받을 마음이 행여 추호라도 있다면 하지 말아야 할 텐데 왜 그만두지 못할까요? 효용 가치 없는 김치라면 다른 분들과 나눔 하겠다 큰소리치고 스스로 위로하며 마상의 상처를 치유했습니다.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고 안 바뀐다 하는데 정말 나는 큰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