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곡지 좋음
한 여름, 습한 곳의 온도는 매우 높다. 주르륵 땀줄기는 얼굴을 타고 흘러 눈골로 흘러들어 따갑다. 옷소매로 흠칫 눈 속의 땀을 빠르게 닦아 낼 지라도 따가움을 참기 어려워 연신 깜박이는 눈이다.
남들이 보면 뭐 대단한 일을 하는 것 같지만 해마다 연꽃지에서 볼 수 있는 사진가들의 흔한 모습이다. 해마다 같은 증명사진을 찍어보았자 그게 그거 인걸 혹시나 작년 그전 해의 꽃사진과 틀릴까, 사진이 다를까 하는 기대와는 달리 맹그게 그거다.
하필 연꽃은 7월에나 되어야 이쁘다. 활짝 펴도 조금 덜 이쁘고 약간 덜 펴도 그러하다. 적당히 펴야 이쁘고, 흙탕물 속에 뿌리를 내리고, 사람이 힘들어하는 사납게 무더운 날에 핀다니 그게 불교적 요소를 갖출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이게 바로 이바꾸 꺼리, 스토리 텔링이 되니까 말이다.
그날은 그렇게 이르진 않지만 비교적 아침나절 관곡지에 약간의 비가 오락가락하였다. 모든 게 다른 해와 다르길 기대하지만 똑같은 날로 덥고, 습도 높고, 사람 많고, 땀나고, 눈이 따가웠다. 힘든 일 투성이지만 또 한 번의 여름을 보낸다는 바람의 마음대로 무사히 이 계절이 지나가기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