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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Mar 28. 2020

후배가 귀농을 했다 2

버섯 그리고 수박 농사

세상에 쉬운 일이란 있을까?

코로나 19 전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 동참키 위해 두 달 채 사무실, 집만을 규칙적으로 오가고 있든 참에 시골 농사 현장이 궁금해 귀농 4년 차가 된 후배 녀석에게 전화를 했다. 처음 버섯으로 귀농을 시작하더니 얼마지 않아 규모와 판로에 고민을 하는 것처럼 보이다 생산원가와 판매가의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어려웠던지 버섯재배를 중단하고 이것 저 것 농사일을 한다고 했다.

귀농을 할 때 우스갯말로 “언제 배타로 나올 건데?”라고 진심이 0%인 농담을 하였지만 독하게 마음 먹고 새로운 인생에 대박 치기를 원하고 바랬다. 그래서 크게 도움이 될 리 만무하겠지 만 영업부장의 역할도 가끔씩 해주기도 했다. 버섯 농사를 그만 두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덜컥 심장이 내려앉았지만 본인의 마음고생을 헤아려 아무 말로도 물어보지 않았다.



버섯 재배 대신 새로운 작물 선정 시까지 임시로 비닐하우스 수박을 한다고 했다. 5월 초면 수박이 생산되어 나온다는데 택배 거래 가능 여부를 물어보니 밭떼기로 거래하는 거라 개별 판매를 하지 않는 다고 한다. 다행이었다. 또 영업부장이 되어야 하나 고민하던 참인데 말이다. 그래서 무료함을 달랠까 싶기도 하고 긴 겨울을 지낸 농부를 위로도 하고 싶어 수박 농사에 대하여 이것저것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더니 평소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 대화가 술술 나왔다. 여자만큼 남자도 수다가 많다는 것이 증명하듯 우리는 거의 한 시간을 넘기고 10분을 더 통화를 한 셈이었다.   수박 재배는 비닐하우스 난방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난방을 하지 않고 비닐을 몇 겹으로 하우스를 만들어 수박을 생산해 낼 수 있는 시기에 맞추어 농사를 시작한다 했다. 겨울철에는 수박 소비가 없음으로 비싼 난방비로는 수익을 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알게 모르게 겨울에는 수박을 먹는다는 것에 익숙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유가 더위 때 시원한 수박을 먹는다는 선입견 때문인지 비싸서 못 먹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애매한 생각 차이가 있기도 했다. 밭떼기 보다 직접 판매로 이익 극대화 방안을 말했더니 수박은 저장성이 길어야 15일이라 많은 양을 짧은 시간에 판매해야 하므로 어렵다 했다. 최근에는 수박이 무작정 커서도 안된다 했다. 4인 가족이 먹을 수 있는 크기 여야 하는데 슈퍼나 마트에서 반 잘라 파는 것을 소비자가 선택을 하지 않는 이유라 했다. 이거는 참 생각지도 못 했던 것인데. 잎은 16장 이상이 되어야 광합성을 촉진하여 수박의 품질이 좋아진다 하고, 옛날에는 붓으로 인공수정을 했는데 지금은 거의 다 양봉업자에게 벌을 구입해 벌로 수정을 한다 했다. 벌은 수정 시기가 끝나면 대부분 죽으며, 수박꽃에서 나온 꿀은 상품성이 없기에 양봉업자도 1회 소모성으로 벌을 판매하는 것이라 했다. 벌에 동정심이 간다는 말도 했다. 인간에 필요에 의해서 설탕물에 길러지고 수박꽃 꿀 맛 몇 번에 생을 다한다는 것이.



수박 하면 씨를 심어 두었다가 열리면 그냥 따면 되는 줄 알았는데 경악 케도 잎, 줄기를 가지치기도 해야 하고 농약도 시기에 맞게(농약을 수확시기에 안 한다 함) 병에 걸리면 치료약, 안 걸리면 예방약을 해야 하고, 수정, 매년 작물 선택 등 어디 한 곳 쉬어 갈 틈이 없으니 어디 농사일이 초원 위에 집을 짓는 것 마냥 선망의 대상은 아니었다. 대충 쉽게 보여지는 것들도 이렇게 조금씩 알고 보면 지속적인 공부에 경험이 쌓아 가야 한다는 것이다.   직장생활, 사업, 귀농, 귀어 등 어디 쉬운 일이 있을까 마는 그중에 농사하는 분들의 제대로 된 땀에 대한 보상을 받았으면 좋으련만 세상의 일은 그리 내 생각처럼 녹녹치 않으니 어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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