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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Apr 01. 2020

아라온호의 코로나19 대응

아라온호의 코로나 19 대응 2

코로나 19가 전 세계적으로 창궐(Pandemic)하다 보니 국외기관, 기업들과 협업하는 분들의 어려운 사항은 모두가 공히 힘들기에 차마 말을 하지 못하고 알려지지 않았을 뿐 여러 복잡한 문제가 발생하였을 테고 발생하고 있으리라 추정해본다.



요즈음의 출근 후 아침 시간에는 차 한잔의 여유 가졌던 코로나 19 시국 전에 비해 컴퓨터를 켜면 저녁내 들어온 메일 중 업무적인 내용보다 우선하여 코로나 19에 대한 뉴질랜드의 최신 대응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다. 아라온호가 아직 남극해에서 연구활동을 지원중이지만 곧 남극에 겨울이 다가 옴에 따라 올해의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뉴질랜드에서 중간 보급받은 후 국내로 복귀해야 함에 뉴질랜드의 입항 제한에 대한 정보에 눈을 부릅뜨고 귀를 쫑긋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 아침 한통의 메일이 우리를 깜작 놀라게 만들었다. 이때까지 뉴질랜드 정부에서 코로나 19 청정 지역인 남극에서 뉴질랜드로 입항하는 배들은 예외조항을 적용하여 입항도 가능하고, 과학자들도 하선을 허가할 수 있다 하였는데 갑자기 정부의 최종 결정이 미뤄진 상황임으로 입항을 거부하거나 입항을 허가한다 하더라도 뉴질랜드 자국민만 하선을 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었다. 극히 입출 교통편이 제한적인 남극의 고립성에 남극에 기지가 있는 나라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항공기나 연구선들을 품앗이처럼 공동 활용으로 서로 돕기에 아라온호에서 연구 활동하고 있는 과학자나 남극기지에서 업무를 마치고 나오는 분들의 국적이 다양할 수밖에 없다. 이번 아라온호에도 이태리, 대한민국, 러시아, 뉴질랜드, 영국, 캐나다 인들이 타고 있다. 그런데 각 해당 국가마다 하늘길, 뱃길을 제한, 폐쇄하고 있음으로 하선 후 본국으로 돌아가는 방법이 다양할 수밖에 없거나 아예 불가능하여 이에 대응하는 업무가 증가하게 되었다.



뉴질랜드 인들은 자국인임으로 하선을 허가한다 하고, 이태리 과학자들은 하선을 허락하면 하선 후 호텔에서 자가 격리 후 이태리까지 항공으로 이동을 해야 하는데 뉴질랜드와 이태리의 하늘길이 막혀 마땅히 대안이 없는 답답한 상태이고, 또한 뉴질랜드 정부에서 남극을 청정지역으로 인정을 하지 않고 하선을 거부할 경우 이태리 과학자들도 국내까지 아라온호를 타고 와야 하는 경우의 수가 발생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우리 국민들은 하늘길이 막힘으로 선택의 여지없어 본인들이 동의 절차를 거쳐 모두 아라온호를 타고 국내까지 이동을 하기로 최종 결정을 하였다. 그렇게 결정하고 난 후에 생각지도 못한 애매한 상황도 발생하게 되었다. 외부 용역계약인 분들의 임금 처리가 이상하게 된 것이다. 하늘길이 닫힘으로 코로나 19가 원인으로 발생한 특이한 지금의 상황이 용역계약 연장의 사유가 되는 것인지 아니면 반대로 아라온호로 교통편을 제공함으로 탑승비를 받아야 할지 헷갈리는 상황이 아닐 수 없게 되었다. 러시아분은 뉴질랜드에서 하선하겠다고 하다가 러시아 국경을 폐쇄한다는 보도가 있자마자 국내로 이동하여 러시아로 가는 하늘길, 뱃길이 열리기를 기다린다고 입장을 바꾸었다. 방법과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이런 여러 경우의 수를 가지고 대응하기를 며칠, 지금 생각하면 반대의 의견도 있었지만 약 한 달 전 과학자의 남극 파견을 중지시킨 것이 신의 한 수가 되었다는 생각에 안도한다. 그때 그 들을 보냈다면 돌아올 방법이 없어 낭패 중 낭패를 볼 뻔했다는 아슬함이 오싹하지 않을 수 없다.


아라온호처럼 소규모인 상황에서도 적지 않는 경우의 수와 예산에도 없었던 추가 비용들이 생겨나고, 각 국가의 하늘길 폐쇄로 과학자들이 본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일들을 직접 체험하니, 지금 두 달째 불편하고 답답함이 고조에 다를 것임에도 불구하고 불만보다 묵묵히 맡은 바 책무를 하고 있는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 누구 하나 자랑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참 대단하다.진심 지금의 바람은 코로나 19가 어서 빨리 극복되고 우리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날엔 각자 자리에서 자기의 일에 최선을 다해 애써준 한 분 한 분이 승리자이고 영웅이란 말로 서로 위로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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