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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 김춘식 May 03. 2020

촌스런 우리말,  달라질 수 있을까?

처음 브런치에 합격했을 때다. "라이킷" 이게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나만 모르는 것 같아 넘들에게 물어보기도 챙피해서 다음 검색을 했더 랬다. Brunch는 어느 정도 봐준다 치더라도 "라이킷"은 "좋아요"로 바꿔야 할 텐데.


글도 잘 쓰지 못하여 작가님들은 한번 만에 합격하는 브런치를 네 번 도전만에 합격을 하고,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아니면 세상에로의 마음을 털어놓고 싶어 간간히 글을 써왔다.


책을 낼 실력도 없을뿐더러 너무 글 잘 쓰시는 작가님들이 많아 기가 죽기도 하여 아직 작가란 말을 한적도 듣는 것도 거북하다. 얼마나 재야에 숨은 고수, 안 숨은 고수님들이 많은지 범접할 수 없어 깜놀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원래 그런 거 더라. 운동을 비롯한 예 체능계는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나는 놈 위에 비행기 타고, 그 위에 달나라 가는 우주선 타는 분들이 있으니 말이다.




글을 쓰면서 크게 두 가지를 생각했다. 작가 마음(의도)과 읽는 독자 마음이 다르지 않은 글을 써서 생각을 하지 않고 술술 읽어지는 글 쓰고 싶었다. 그래서 베베꼬이지 않고 또한 형용사나 부사는 줄이고 써야겠다 싶었다.


다른 하나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외국어 사용을 줄이고 싶었다. 특별한 경우란 외국어가 우리나라 말(외래어)이 되어 버린 외래어 즉 버스, 스트레스, 보일러, 컴퓨터 등이다.


외국어를 아무 생각 없이 특히 많이 사용하고 주도하는 곳이 방송국인데 해마다 10월 9일 이면 한글 파괴니 어쩌니, 젊은 세대 들의 언어 파괴를 집중 조명하고 난리다. 니들만 잘하면 되는데. 영어면 고상하고 한국말이면 촌스럽다는 인식을 만들어 놓은 게 누구일까? 오래전에 Global 세계라 그리 한다 했다. 외국어을 사용 해야 세계화가 된다고. 역겹다.


말이란 게 유행이라 생성과 소멸이, 시장논리인 수요와 공급의 법칙과 유사하여 스스로 자정 기능이 있다 하지만 어마한 힘을 가진 언론에서 만들어 내는 외국어 사용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아니 불가능이다.




초이스(선택), 오픈워터 수영(바다수영), 타투(문신), 굿즈(기념품), 콜라보(합동, 협동), 셀프개혁(자가개혁), 체크리스트(점검항목), 리스트(목록), 오픈(개업), 샴푸(머리 감기), 로컬푸드(지역특산물), 리포트(보고서), 스케줄(일정), 쉐프(주방장, 요리사, 조리사), 필리버스트(무제한 토론),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네이밍(작명, 이름 짓기), 엘리베이터(승강기), 리폼(수선), 팬더믹(창궐), 치킨(닭, 튀김닭), 아지트(본부, 생활터, 활동지). 드라마(연속극), 니즈(요청, 요구 사항), 푸드코트(식당가), 시그널(신호), 드론(무인기), 에세이스트(수필가), 사이즈(크기)




각 우리네 동네에는 친근한 국가기관이 있다. "동사무소"다. 그런데 어느 날 복지센터가 되어 있었다. 공무원 머리 뜯고 싶었다. 그 보다 더 신기한 것은 바뀔 때 아무 저항 없다는 거였다.


형평성을 따져보아 궁금한 것은 일본어도 외국어인데 왜 일본 말은 안 되고 서양 언어는 되는지 였다. 일본의 식민지여서? 설명 안된다. 오래전 신미양요 비롯 미국도 우리에게 나뿐짓 많이 했고 지금도 하고 있지 않나. 일본말을 사용하자가 아니라 "우리말을 사용하자" 이다.


어느 방송에서 "문신"이 나쁜 의미라 "타투"라 한다 했다. 빵 터졌다. "단풍마을""노루 마을"은 아파트 값 떨어진다 싫고, 의미도 모를 주택 이름에 값 오른다 개명 바람이 불었다니 귀가 찰 노릇이다. "USA"는 되고 "대한민국"은 안된다?




처음에는 불편하지만 입에 익으면 되더라. 세월호 사고 전 아무 생각 없이 사용했던 "Ballast water"가 이제는 "평형수"로 우리 입에 감기지 않나? 우리 것은 촌 실촌 실, 서양 것은 고상하게 보는 사대주의, 바뀔 수 있을까? 바꿀 수 있을까?


최근 바닷속 쓰레기 줍는 부부의 박카스 광고 대사
"이 넓은 바다가 그런다고 회복될까요?"
 "최소한 우리가 지나온 길은 바뀌잖아요​"


내가 지나온 길은 바뀌려나?




추가) 가수 "존박"이 우리나라서 활동함에도 "박존"이 아니고 "존박"인 이유? "박찬호"가 미국에서는 "찬호박"이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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