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갖는 관심, 김민주 기자
□□ 신문사 김민주 기자는 매일같이 경찰서를 드나든다.
남들에겐 지루하고 진부한 사건이라도, 자신만의 독특한 문체로 기사화하는 걸 즐겼다.
하지만 요즘은 달랐다. 흔히 말하는 ‘글빨’도 안 오르고, 뉴스거리도 딱히 잡히지 않는다.
정치권 이슈는 매일 쏟아지지만, 김민주에게는 그저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재미도 없고, 영혼이 끌리지도 않는다.
“아니 이봐요. 형사님! 저 진짜 너무 억울해서 잠도 안 온다니까요!
정말 납치가 맞다니까요!!!”
“아, 알아요... 알아. 그런데... 참, 이거... 저희도 황당해서요...”
“뭐가 황당해요! 납치를 당했고! 몇 시간 동안 핸드폰만 보면서 걷게 했다니까요!!
보세요, 넘어져서 무릎까지 까졌다고요!!”
“그렇죠... 몇 시간 납치를 당하셨고, 핸드폰을 보게 했고, 걷게 했고...
저희도 지금 CCTV며 다 확인 중이에요.”
옆에서 듣고 있던 김민주 기자의 귀가 번쩍 뜨였다.
“아니, 성 형사님. 이게 무슨 일이에요? 납치사건이요?”
“그치... 납치는 납치인데, 웃겨. 하루 종일 핸드폰만 보면서 걷게 했다는 거야.”
“...? 에?”
“김 기자,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 해? 수사는 해야 해?
돈도 안 요구했어. 폭행도 없어. 성범죄도 없어. 그냥 걷게만 했대.”
김민주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피해자가 있고, 신고가 접수됐으면... 해야죠.
근데 어떤 미친놈이 이런 납치를 하지? 오히려 더 재밌는데요?”
성형사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런 그를 뒤로 하고, 김민주는 피해자가 경찰서를 나가는 뒷모습을 뚫어져라 바라본다.
‘오호라... 간만에 글빨이 확 당기는 사건이구만.
어떤 미친놈인지, 한번 제대로 만나봅시다~!’
“저기요!”
“네?”
“□□ 신문사 김민주 기자라고 합니다.”
그녀는 명함을 건네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간다.
“잠깐 들었는데, 혹시 자세한 이야기를 좀 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피해자는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입을 열었다.
“배달음식을 받으러 현관을 나갔는데... 갑자기 테이저건 같은 걸 맞고 정신을 잃었어요.
눈 떠보니, 어딘지도 모를 공터였고...”
“그리고요?”
“거기서 하루 종일... 핸드폰만 보면서 걷게 하더라고요.
아휴... 다리는 아직도 후들거려요.”
“그럼, 다른 피해는 없으셨고요?”
“아니, 뭐... 당했으면 좋겠어요? 하루 종일 걷게 했다니까요.
이게 사람이 할 짓이에요? 아직도 무릎에 피멍이 들었는데...”
“그럼, 어떻게 빠져나오신 건데요?”
“그게... 집 앞까지 태워다 줬어요.”
“... 에?”
피해자의 말에 김민주는 잠시 멍해졌다.
납치라면서 집 앞까지 태워다 줬다고?
“저도 모르겠어요. 나라가 어떻게 되려고 이런 미친놈들이 활개를 치는지...
기자님, 제 얘기 꼭 기사로 내주세요. 그래야 이런 짓이 사라지죠.
아이고... 다리야...”
김민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메모를 적었다.
이건 분명 이상하다.
돈도, 폭력도, 목적도 없는 납치라니.
‘대체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지?
좋아... 더 깊이 파볼 가치가 있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