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한자 서예 5체(전, 예, 해, 행, 초)
옛날 옛적, 붓과 먹이 세상을 다스리던 시절에 다섯 명의 서체가 모여 잔치를 열었습니다.
가장 먼저 등장한 이는 전서였습니다. 그는 긴 옷자락을 끌며 의젓하게 걸어 들어왔습니다. “나는 옛 제왕들의 글씨요. 대칭과 곧음으로 세상을 질서 있게 만들었지. 도장과 비석에 새겨져 지금도 내 흔적은 남아 있네.” 그의 말투는 느리고 장중했으며, 글자 하나하나가 돌에 새긴 듯 단단했습니다.
다음은 예서가 나타났습니다. 그는 소박한 옷차림에 손에는 붓을 들고 있었습니다. “나는 백성들의 편의를 위해 태어났지. 전서의 복잡함을 줄이고, 물결 같은 획으로 속도를 더했네. 한나라의 비문에서 내 자취를 찾을 수 있지.” 그의 글씨는 파도처럼 흘렀고, 실용적이면서도 우아했습니다.
세 번째로 들어온 이는 해서였습니다. 그는 반듯한 책상 앞에 앉아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 같았습니다. “나는 규범을 중시하지. 획은 반듯하고 구조는 정사각형,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지. 오늘날 인쇄체의 뿌리가 바로 나다.” 그의 글씨는 교과서처럼 명확하고, 질서와 규칙을 사랑했습니다.
네 번째는 행서였습니다. 그는 붓을 가볍게 휘두르며 유려하게 걸어 들어왔습니다. “나는 해서와 초서의 중간, 규범과 자유를 함께 품었지. 일상에서 가장 많이 쓰였고, 왕희지의 손끝에서 꽃을 피웠네.” 그의 글씨는 흐르는 물처럼 자연스럽고, 읽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나타난 이는 초서였습니다. 그는 바람처럼 빠르게 움직이며 붓을 휘둘렀습니다. “나는 자유 그 자체. 획을 생략하고 연결하여 감정을 담아내지. 나를 읽는 건 쉽지 않지만, 내 예술적 힘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네.” 그의 글씨는 춤추는 듯했고, 보는 이의 마음을 흔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