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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C Sep 11. 2015

옅은 공기 속으로

얼마 전 전시회를 다녀오면서

한 달이 조금 안된 것 같다.


금호미술관 "옅은 공기 속으로"라는 작품 전을 다녀온 것은 나의 감성적 측면에서 여러 영향을 미치게 했던 계기였다. 사실 그림을 보러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옅은 공기 속으로"라는 작품전도 사실 그림 전시회라 생각했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영상을 도구로 활용한 작품들과 여러 방식의 표현들이 있었다. 상당히 매혹적이면서도 다소 난해한 작품들도 전시되어 있었다.


조형물과 그 조형물을 표현하는 영상이 시간과 빛의 흐름에 따라 무엇인가를 표현하고 있었다.
상당히 더운 날씨였는데 인공 나무는 한기 속에서 무엇인가 작가의 의도를 대신해 표현하고 있을 뿐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위에 사진 두 장은 개인적으로 여러 느낌을 가지게 되면서도 '이게 뭐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 작품들이었다. 가장 위에 작품은 산맥의 모습을 조형물로 중앙에 배치를 시켜놓고 4면의 벽면에 촬여을 해놓은 산맥의 영상을 바람소리 등과 같은 자연의 소리를 담아서 함께 틀어놓았다. 벽면으로 주사되는 영상들은 빛의 방향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그 모습이 변화되고 있었다. 무엇을 의도하려고 했는지 작가의 의도는 아직도 잘 모르겠으나 작은 방 한 칸에서 느껴지던 것은 거대한 자연의 한 모습 속에서도 시간이라는 흐름 속에서 내가 얼마나 여러 모습으로 변화되고 또 그 변화 속에서 존재하면서도 사라지고 사라졌으나 흘러간 바람과 시간과 함께 존재하고 있다는 그러한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다음 아래의 작품은 유리방 같은 곳에 조형물로 만들어진 버드나무 같은 것이 전시되어 있었다. 더운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조형물을 가두어 놓은 곳은 상당한 냉기로 인하여 성애가 상당히 끼어있었다. 덩그러니 방 한 구석에 전시되어 있는 추위 속의 나무 조형물. 그로테스크한 느낌도 어느 정도 들기는 했다. 그러나 이 작품 앞에서 한 30분 정도 멍하니 있었던 것 같다. 나를 포함한 지금의 시대를 살고 있는 평범하고 가난하며 고통받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특히, 3층에 전시된 "바람"이라는 작품은 깊은 생각을 하게 했다. 그냥 짧은 단상의 시 한 편만이 그 생각과 느낌을 오롯이 전할 수 있을 것 같다.



바람


                                         차우준


바람 그리고 당신

비록 보이지는 않아도 나는 볼 수 있습니다

흔들리는 나뭇잎을 통해서

한 방향으로 휘어 있는 나무줄기를 통해서

바람처럼 당신이 있다는 것을


삼청동, 이 길은 언제나 포근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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