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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C Aug 07. 2018

하루살이가 부러운 날

실패가 계속되면 스스로가 무너지는 느낌을 받는다. 노량진에서, 각 대학의 도서관에서, 좁디좁은 골방에서 생계를 걱정하며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이라면 모두가 그럴 것이다. 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연속되는 실패는 자신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한다. "나는 무엇이 부족한가? 나는 무엇이 모자란 것인가?" 이러한 질문을. 그런데 정말 문제점은 그 질문의 답이 없는 경우이다. 그렇다면 그 질문을 바꾸어야 하는 데, 바뀌는 질문은 너무도 답이 없는 질문일 뿐이다. "이 사회는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 나는 이 사회에 적합한 형태의 사람인가?" 흠! 그런데 말이지. 정말 문제는 이제는 그러한 질문도 던지기 싫다는 거야. 요즘은 지인들을 만나면 그러한 소리를 한다. 하루살이가 부럽다고.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물어보면, 나는 이런 쉰소리를 한다. 얼마까지 살지 모르는 삶을 위해서 아등바등 안 살아도 되지 않느냐고. 하루살이는 딱 하루만 살면 되기 때문에 하루치의 노력만 하면 되지 않느냐고, 언제까지 살지 모르는 삶을 위해서 아등바등 살지 않아도 되지 않느냐고. 오늘도 하루살이가 되고 싶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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