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rC Oct 05. 2020

'빙그레'

2020년 10월 5일, 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다.


'빙그레'




지난주부터 빙그레의 해태 인수 소식을 접하면서 이 기업에 대해서 궁금해졌다.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빙그레 실질적 총수, 김호연 회장과 그 일가에 있다. 아는 사람들은 알 수도 있고, 모르는 사람도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김호연 회장의 부친은 김종희이다. 현재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부친으로, 일본인이 운영하던 화약상에서 일하다가, 해방으로 일본인들이 서둘러 도망갈 때, 그 회사를 맡아서 할 생각이 없느냐는 제안을 받은 후로, 현재의 한화를 일구어낸 인물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미 군정 당시에 미 군인들은 김종희를 가리켜 '다이너마이트 킴'이라 불렀다고 한다. 한화의 본 정체성 사업이 화약류임을 알고 있다면, 왜 다이너마이트라는 별칭이 붙여졌는지 알 수 있을 듯하다. 물론 그 사람의 성품도 매치가 되어서 복합적이면서 이중적인 의미로 붙여진 별칭 같다. 참고로 김종희 한화그룹 창업주는 꽤나 명석했고 추진력도 좋았으며 의리가 있었던 인물로 평가된다.


빙그레 실질적 총수, 김호연 회장 역시 김종희의 둘째 아들이다. 즉, 한화 김승연 회장의 친동생이다.


재미있는 내용은 다음부터 이어진다. 김승연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역대 권력가의 집안들과 사돈을 맺어오면서 한화그룹을 키워왔다. 박정희 정부부터 전두환, 노태우에 이르기까지 당대 권력자들과 대부분 사돈이거나 친인척 관계를 맺어왔다. 그중에는 전 중앙정보부장 이후락도 있다. 겹사돈 관계였다고도 한다.


게다가, 김승연 회장의 O아들을 제외한 위 두 아들들의 개차반 행실은 누구나 다 알지 않는가. 하물며 아들 대신 손을 봐준다며 조폭들을 동원해서 폭력을 행사한 지난 일은 그의 집안이 노블레스 오블리주와는 전혀 동 떨어져 보인다. 물론, 그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행동만 한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 사람들의 기억에는 그리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이 남아 있다.


다만, 한화그룹 창업주의 둘째 아들 김호연 빙그레 회장은 많이 다르게 알려져 있다. 김호연은 경기고, 서강대, 일본 히토스바시대학교, 연세대학교, 서강대학교에서 학, 석, 박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그리고 그는 학창 시절부터 학구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그룹 회장 김승연 회장과 그다지 돈독한 관계를 맺고 살지 않는 것 같다. 물론, 본인 개인적인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다.


김호연 빙그레 회장은 더욱이 유명한 것이 김구재단 이사장, 김구 선생 기념사업회 부회장, 공군 역사재단 이사장,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사업회 부회장, 이봉창 의사 기념사업회 부회장 직을 맡고 있으며,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재정적으로 사회적으로 보이지 않게, 또 드러나게 돕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럴 만도 한 것이 김호연 회장의 부인이 바로 김미 여사이다. 그녀는 바로 김신의 딸이기도 하다. 김신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대한민국 제6대 공군참모총장이었고, 제21대 교통부 장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더욱이 그가 유명한 것은 바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김구 주석의 차남이기 때문이다. 나는 육군 장교 생활을 했지만, 육군의 전신과 그 창설멤버는 사실 명예롭지 못한 인사들이 너무도 많다. 이승만 정권에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들러붙은 친일인사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반면, 공군은 김신 같은 분께서 많이 참여하시며 창설을 한 덕에 육군처럼 더러운 뿌리로부터 다소 자유로운 편이다. 참고로 공군은 조선경비대 내 육항단을 시초로 분리되면서 육군보다 늦게 창설되었다.


결국, 김구 주석의 손녀딸인 부인 김미 여사의 영향을 자/타의적으로 크게 받을 수밖에 없었던 김호연 빙그레 회장(즉, 그는 김구 주석의 손녀사위가 된다)은 한화와 다소 다른 길을 가게 된다. 권력과 결탁하는 그룹 총수라는 오명을 쓴 형과 독립운동가 및 그 후손들을 후원하고 지원하는 그룹 총수. 


각종 포털을 검색하면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이력에서는 한화그룹의 냄새도 맡기 어려울 정도로 연관된 검색이 안된다. 그만큼 피를 같이 하지만 삶의 결이 전혀 다름을 보여주는 것이리라. 삶은 참 흥미롭다. 특히 사람들의 삶은 흥미롭고 또 흥미롭다. 한화그룹 창업주의 두 아들(김승연과 김호연)을 보면 더욱이 그러하다.


요즘 주식에 좀 빠져있는 김에, 빙그레 주식 몇 주라도 사야겠다. 돈이 생기면 단 한주라도 사야 하는 주식을 꼽자면, 수익성과 별개로 그 기업에 대한 관심을 지속하면서 응원한다는 의미로서 유한양행(창업주 유일한 박사의 일대기를 보면 열에 일곱 이상은 유한양행의 뿌리에 대해 우호적이게 될 것이다)과 빙그레를 사고자 한다.


빙그레, 참으로 응원하고픈,

그러면서도 흥미로운 기업이다. 



※본고에 사용한 이미지는 '빙그레' 홈페이지에서 가져왔음을 밝힙니다.


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 인수기사(2020년 10월 5일): https://news.v.daum.net/v/20201005165808654

매거진의 이전글 하루살이가 부러운 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