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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C Feb 06. 2021

주식 투자를 하면서 나의 변화

다이어리, 2021.02.06.정오 무렵, 부산 문현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나 역시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을 작년부터 더욱 크게 가지고 있는 개미투자자 중 하나이다. 2016년 봄 즈음해서 당시 동전주였던 ‘우리종금’ 종목을 300만 원 매수하면서 주식 투자에 입문했던 것 같다. 그 이후 전문계약직 신분이었지만 당시 소속되어 있던 회사에서 우리사주 주식을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첫 매수 종목보다 큰 금액을 주식 매수를 하게 되었고, 이때부터 주식에 대한 관심을 본격적으로 가졌던 것 같다. 그러고 보니 현재의 나는 벌써 5년 차 주린이가 되었다.     


사실 주식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는 있었고,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후 신용평가사와 금융기관에서 다년간 기업을 분석하는 업무(제한적인 업무였을지언정)를 담당했었지만, 주식에 대한 개념과 주식 투자자로서의 의미가 무엇인지 잘 몰랐던 것이 사실이다. 뭐랄까? 지금도 상당수의 주식 투자자들이 그렇게 생각하듯이, 나 역시 단순한 ‘돈 넣고 돈 먹는’ 정도로서 주식을 생각했었다. 부동산이나 금, 은 등 귀금속/보석류처럼 현물로서 손에 쥐어지는 것이 없다 보니 더욱 그러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물론, 유증이나 각종 이슈에 대해서 우편물을 내가 보유한 주식의 기업이 보내주었을 때에는 뭔가 실체가 있는 곳에 내 돈이 들어가 있구나, 라는 생각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2020년 1월까지 나의 주식 패턴과 관심도는 별다른 변화가 없이 항시성을 유지했다. 물론 나의 심적인 항시성을 말이다. 그냥 변동성이 조금 심한 예금처럼 느껴졌다. 이 또한 나 스스로 느낀 바이다. 2020년 2월 이후부터 나에게도 큰 변화가 찾아왔다. COVID19 대유행으로 인하여 실물경제에 대한 위기가 우려되면서 증권시장에도 급격히 악영향을 미친 것이다. 대폭락!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증시가 일제히 대폭락 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 넘게 보유하고 있던 나의 주식들 역시 밑이 어딘지 모를 정도로 한없이 나락으로 떨어졌다. 어떤 종목은 2만 8천 원에서 7천 원까지 떨어졌었다. 1백만 원, 4백만 원, 1천만 원,.... 3~4백만 원까지 평가금액이 하락했을 때는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그러다가 1천만 원 이상 손실(40% 이상 손실)을 보게 되었을 때는 아예 증권사 app을 열어보지 않았다. 그냥 매일 자기 암시를 걸었다. ‘이 기업이 망하면 제2의 IMF가 발생하지 않을까? 그래, 몇 년 기다리면 원금은 찾겠지.’라고 말이다.      


V자(사실은 K자) 반등을 4월 이후부터 시작했다. 2020년 10월이 되어서는 여기저기서 원금 회복은 물론 큰돈을 번 사람들(2~4월 공포감을 이겨내고 크게 베팅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나의 경우도 어느 정도 자산이 회복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20% 정도 손실이 유지된 상태였다.     


이때부터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 비전, 그 기업이 속한 국가의 자본시장/정치환경에 관심을 집중적으로 가지기 시작했던 것 같다. 아이러니하게도, 나 개인적으로는 금융권에서 기업의 성장성과 핵심사업 등을 분석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으며, 기업환경에 대한 연구를 개인적으로 진행하면서 여러 논문들을 전문학술지에 게재한 경력이 있었으나, 정작 현실 실행 측면에서는 미스매치가 있었던 것이다. 이 글을 쓰면서 그러한 생각이 든다. 누군가 한 말이다.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은 다르다.”     


2020년 10월 말 즈음, 기존 손실이 났던 종목들은 전부 손절매했다. 그리고 나름 여유자금을 최대한 모아서, 국내는 물론 미국, 프랑스, 독일, 중국 등에 상장된 기업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순조롭지도 쉽지도 않았다. 10월 말부터 11월 말까지 집중적인 조사와 공부를 하면서도 몇 번의 시행착오가 있었다.      


정말 나 개인적으로 행운이었던 것은, 시행착오와 공부를 반복하던 이 기간이 마침 ‘코로나 팬데믹’ 관련 신간 집필 중 The Fed의 통화정책과 경기부양, 전 세계 증시의 영향 등에 대해서 다루고 있었다는 것이다.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만큼은 아니지만, 약 30쪽이 넘는 분량으로 관련 내용을 작성하면서 국내/국제 거시경제의 흐름에 대해서 이해하게 되었고, 세계 산업/경제질서를 변화시키는 기업들에 대해서 깊이 있게 리서치하게 되었다. 이것은 나의 자산 포트폴리오 구성에도 매우 긴밀하게 영향을 미쳤으며, 개인의 능력보다 시장이 자산시장을 밀어 올리는 기회를 너무 늦지 않게 잡을 수 있도록 도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10월까지 손실을 보았던 수백만 원은 모두 만회했고, 그 이후로는 적지 않은 수익을 가지게 되었다. 게다가 배당금은 덤으로.      


이 결과가 나는 내 개인적인 역량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종착지에 다달아가는 마차를 너무 늦지 않게 접했을 뿐이고, 그 마차를 타야 한다는 생각에 운이 좋게 탔을 뿐이었다.      


수익을 얻고 나서 자본소득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대중강연을 몇 차례 진행한 바 있다. 그 당시 주제가 4차 산업혁명과 기본소득 관련하여서였는데, 노동의 종말(최소화)을 그 당시 언급했지만 그에 대한 대책을 너무도 나 스스로 편향되게 준비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말이다.      


요즘은 매일 미국 월가의 소식, the Fed의 통화정책 소식, 미국 재무부와 정치권의 여러 정책 발표, 주요국들의 증시 현황, 국내 시장환경 및 정치상황 등을 짧게는 2시간 길게는 4시간 정도 공부한다. 더불어 국내외에서 비즈니스의 턴어라운드를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 머지않은 미래를 주도할 혁신산업을 주도할 기업들을 찾아본다. 매출이 나고 있는 기업들은 재무제표와 각종 리서치를 통해 기업 자료를 찾아보고, 해당 국가와 미국의 산업정책을 조사한다.      


재미있는 것은 나 역시 매년 계약갱신을 고민해야 하는 노동자이지만, 노조와 기업의 이익을 바라보면서 기업의 이익을 고민하게 된다. 물론 나는 여지까지 한 번도 노동조합에 소속된 적도 없으며 도움을 받은 적도 없다. 금융권 노조는 현재까지 주로 한국노총에 소속되어 있으며, 속된 표현으로 정규직 노조이다. 자신들은 노동자 전반을 포괄하는 것처럼 말하지만, 나 개인적으로는 몇 해 간의 또 몇 차례 경험에 의해 노조 역시 또 하나의 기득권 세력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자신들의 주류 세력의 이익과 안위를 위해 행동할 뿐, 그 외의 소수자들을 위한 행동을 본 적이 없다. 나는 오히려 도움을 청했다가 역효과를 본 경험도 있다. A라는 회사에서 전문계약직으로 재직 시 부당한 대우를 받아 도움을 받고 싶어 노조에 문의를 했었는데, 노조위원장이 내가 소속된 부장에게 다이렉트로 전화를 해서 C를 조심해라, 는 언급을 하여, 약 반년 간 힘이 든 시기를 나 스스로 보내게 되었고, 결국 반년 이후 계약이 만료되는 시기에 재계약이 안되어 타의적 실업자 신세를 겪은 바 있다. 나를 도와주려 했던 선배도 불이익을 받게 되었다.     


이제슨 직장생활을 길게 이어가면서(이것이 가능한지도 모르겠지만...) 노동소득에만 의존하여 생계를 이어가고 싶지 않다. 그 역시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내 수익원의 다양화를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여러 활동들을 했지만, 수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자본소득에 있어서는 그렇지 않고자 한다. 나는 몇몇 기업의 주주로서 나 자신의 정체성을 가져가고자 한다. 아마 나뿐만 아니라 국내 및 미국 개미투자자들 다수가 자신의 정체성 변화를 나와 같이 겪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돈의 흐름, 세상의 변화를 읽어낼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적 있다.     


돈을 벌고 싶어 지니, 세상의 변화에 동참하고 싶어 졌고, 세상의 흐름을 알고 싶어 졌다. 이러한 나 개인적인 변화가 지금은 이질적이거나 생경하지가 않다. 왠지, 잘 될 것 같은 믿음이 생긴다.     


“조사(리서치)와 믿음은 자산의 변화로 이어진다.”

이것이 최근 나의 신념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경제채널 시청하며 맥주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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