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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C Feb 07. 2021

애플카 협력에서 현기차그룹이 얻고자 하는 것

전기차, 자율주행차, UAM, 로보틱스는 현실화 가능한 비전인가?

현대기아차그룹과 애플의 전기차 협력 논의가 진행 중인 것이 사실이고 유효하다면, 현대기아차 그룹 입장에서는 무엇을 얻어가고 싶을까,를 여러 자료들을 찾아보며 고민해봤다. (참고로 애플이 자신 이외의 업체들과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서 협력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는 집단인지 모르겠다. 애플은 아마도 협력보다는 오더를 내리고 통제하는 Mater와 같은 입장이라고 자신을 생각하겠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팀 쿡 애플 CEO / 사진=연합뉴스, EPA >

    

미국 항공우주국(NASA) 워싱턴본부 항공연구총괄본부 본부장을 역임했고, 현대기아차그룹에서  UAM사업부장으로 모셔온 신재원 사장의 약 40분가량의 인터뷰를 봤다. UAM은 Urban Air Mobility의 약어로 도심형 항공교통수단을 말한다. 현기차그룹이 자신들은 이제 더 이상 내연기관 기반의 자동차 생산기업이 아닌 미래형 도심모빌리티솔루션 기업으로 변화할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러한 이유로 디젤 생산은 중단을 선언했고, 앞으로 휘발유나 LPG 차량들도 제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내연기관차량에 대한 페널티가 세계 시장에서 강화될 움짐임들이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전기차 약 50%, 도심형항공모빌리티 30%, 로봇 20%의 사업비중을 두고 있다.      


출처: http://www.newsway.co.kr/news/view?tp=1&ud=2021011315494819105


전기차도 기간에 따라서, 또 기술에 따라서 여러 단계로 구분되어질 수 있으나, 현기차그룹이 일단 중단기적으로 목표하는 바는 자율주행 레벨2 수준의 E-GMP 기반 전기차이다. 그리고 현대나 기아라는 회사명 브랜드를 고수하기보다, 현대차에서는 제네시스 라인과 아이오닉 라인을 내세우며 브랜드 마케팅을 할 것으로 보이고, 기아차에서는 기아라는 CI를 사용하면서 E-GMP 기반 차량을 판매하거나 외부주문제작 판매를 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현대가 주 타깃팅 하는 시장은 자가 차량에서의 제한적 자율주행의 전기차이다. 테슬라나 바이두 등 현재 전 세계 전기차/자율주행차 분야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들이 궁극적으로 목표하는 로봇 택시나 공유차량 비즈니스와는 좀 맥이 다르다. 그리고 이들의 비전 달성은 비교적 중장기적이다.      


출처: 현대기아차그룹 블로그(2019년 CES 출품 도심형 모빌리티 중 하나)


전기차 사업 관련하여서는 일단 이 정도로 하고, 현기차그룹이 모빌리티솔루션 그룹으로 재탄생하기 위해 야심 차게 준비하는 부분이 바로 3차원 공간 모빌리티로서  UAM이다. 그러나 현대차는 비행기를 만들던 업체가 아니다. 그렇기에 신재원 사장이라는 굵직한 분을 영입하여 관련 사업을 총괄시켰다.     


이 분의 인터뷰 영상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UAM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는 것이다.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데, 그중에서 중요한 부분이 전기배터리기술의 확보와 정부 당국의 허가(규격 등)라고 한다. 특히, 항공기로써 추진력을 확보하는데 필요한 출력/용량의 전기배터리기술은 현재의 전기차용 배터리보다 더욱 발전되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물론, 현기차그룹은 아직 자체적으로 배터리 사업부문을 가지고서 전기배터리 생산을 하고 있지 않다. 이베스트 투자증권의 자동차 섹터 애널리스트의 의견처럼 자체 공급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 배터리 자체 생산은 반드시 진행되어야 하겠으며, UAM 추진을 위해서는 신재원 사장의 말처럼 더욱이 진행 필요성이 있다.     


출처: 현대기아차그룹 블로그(2019년 CES 출품 UAM 디자인)


로봇 사업영역은 장기적 비전이기에, 일단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겠다. 짧게만 말하자면, 현기차그룹에서 보유한 계열사 중 자동화 생산라인 사업과 시너지를 가지도록 최근 인수한 보스톤다이내믹스와 기술협력을 할 것이다. 더 나아가, 대중교통 분야에서의 자율주행 전기차와 UAM 사업(생산과 도시에서의 교통 운영권 확보 비즈니스)이 어느 정도 안착된다면, 보행형 자율주행 로봇을 활용하여 로지스틱스 분야로 확장하면서 부가가치 높은 사업을 진행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GM은 최근 CES에서 자신들의 변화된 CI를 내세우면서 로지스틱스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는데, 보스톤다이내믹스의 기술을 저렴하게 양산할 수만 있다면 현기차그룹도 역시 로지스틱스를 진행할 여건이 갖추어질 것이다.     


다시 애플과의 전기차 생산 협업 이슈를 생각하면서, 현기차그룹이 가져오고 싶은 부분은 위의 내용들에서 유추해보건대, '고성능/고사양 전기배터리 기술협력'과 '자동차 디자인', '자동차 부품업체 선택권'일 것이다. 기아차를 내세워 협업(ODM 방식 일지라도, OEM은 분명 아닐 것이다. 물론 ODM도 현기차그룹 입장에서는 아쉬운 조건이기는 하다.)을 진행한다면 현기차의 사명이나 브랜드를 내세우지 못하고 그 넘의 엉뚱한 사과 모양 엠블렘을 박아놓아도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닐 것이다. 현대차를 내세워서는 고급 자동차 브랜드로서 '제네시스'라인과 대중화 전기차 보급 라인인 '아이오닉'을 자체적으로 성공시키면 되니까 말이다.    


 

출처: https://blog.naver.com/moonz/222210978436(현대차 아이오닉5 컨셉카)


전기차 공동개발은 양사 입장에서 어찌 되었든 해결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이미 언론에 여러 번 노출되었듯이 디자인 분야는 애플이 놓아주지 않을 것 같다. 현기차그룹 역시 차량의 디자인은 일반 가전기기보다 더욱 디자인이 차량 성능에 영향을 크게 미치기 때문에 놓아버릴 수 없는 업무 영역이다. 게다가 자동차는 사람이 그 내부에 탑승을 하는 기계이기 때문에 안전성이라는 문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차량 디자인은 이 안전성에도 중요한 고려 요인이다. 한편,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의 수직계열화도 안전성과 원가 마진 확보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에, 폭스콘처럼 애플이 정해주고 가져다주는 부품만 조립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애플이 전기차 사업 파트너를 다른 완성차업체들로 선택지를 당연히 확대할 수 있다. 당연한 것이다. 완성차업체가 현기차그룹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조건의 파트너 대상군이 애플 입장에서는 그다지 많지는 않아 보인다.      


현기차그룹 입장에서는 중장기적인 성장 모멘텀이 뚜렷한데 반해, 애플은 사실 이제는 어떠한 벽에 다다라 보인다. 그렇기에 전기차 사업으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한 것 일터이고, 이를 기반으로 자신들의 애플 생태계를 확장시키려 야심을 가졌을 터이다.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경영이 어려워 매각을 논의하기 위해 이전 팀 쿡에게 연락을 했을 때, 씹혔던 당시와 달리 말이다. 그때야 그다지 관심이 크지 않았겠지. 자체적인 자율 전기차 개발팀을 운영했어도 그다지 본격화하지도 않았던 듯하고 말이다. 다만, 테슬라가 기술을 너무도 빨리 현실화시키면서 미래를 앞당기면서 애플 역시 조급함이 조금은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런 거 보면 팀 쿡 참 병신 같다. 잡스가 있었어야 하는데....     


글이 몹시 길어졌다. 이쯤에서 줄이자면, 현기차그룹 입장에서는 중장기적 비전을 현실화시키기 위해서 반드시 '전기배터리기술 협력', '전기차 디자인 주도권(혹은 협업권)', '부품사 선정 권한', 이 3가지를 고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 3가지 조건이 관철되지 않을 상황이라면 애플과의 협력 논의가 무산될 가능성이 클 것이고, 그 반대라면 무난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출처_1: https://blog.naver.com/heeroyui/222234257952 // 출처_2: https://blog.naver.com/heeroyui/22223425




※주의: 본 글은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 목적으로 작성되지 않았습니다. 투자에 대한 책임은 당사자에게 있음을 알리며, 본 글은 어떠한 경우에도 법적 책임소재의 증명이 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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