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또 한 명의 고문치상자를 목격했다.
170이 좀 넘는 키에 건장한 20대 후반 남성이다.
형장을 떠나면서 뜻대로 되지 않아 아쉽다며, 여운을 남기고 갔다.
2년 동안 무기계약직 혹은 정규직에 대한 기대감으로 정규직원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야근하고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의 관리/책임자들은 곧 자신들의 정식 후배가 될 수 있을 거란 달콤한 말로 위안했었다.
그러나 그는 차마 안녕이란 인사는 못한 채, 많이 배웠고 아쉬움이 남는다는 말만 남겼다.
물리적 고문의 아픔은 신체회복에 의해 사라진다지만,
마음의 고문은 깊고 굴곡진 상흔으로 남는다.
차라리 젊은 청년들에게 희망을 품게 하지 말자.
차라리 세상을 그들이 뒤엎을 수 있도록.
2021.11.12., 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