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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갈해리 Aug 31. 2022

독립적인 주체로서의 나

나는 부모님의 소유물이 아니에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아마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대상은 가족일 것이다. 가족은 우리와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멀고도 복잡한 감정을 공유하는 대상일지도 모른다.




  내 친구의 이야기다. 그는 가끔 부모님이 계시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고 한다. 친구가 어렸을 때부터 뭔가를 하기만 하면 친구의 부모님은 지나치게 간섭을 하시곤 했고, 부모님이 정한 집안의 규칙들을 친구에게 강요하시곤 했다.


  예를 들어, 시험을 치고 나서 시험 결과가 안 좋게 나오면 시험을 본 자신의 기분이 나쁜 것을 생각하기보다는 부모님께서 점수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실까 더 걱정되었다고. 그 후로도 그런 상황은 계속 찾아왔다. 일을 구하든, 무엇을 하든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부모님의 반응이었다고. 그런 억압과 강요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친구는 간절하게 바란다고 한다.


  반면에 부모님께 경제적으로 많이 의존하고 지원을 받고 있는데, 이런 감정을 가진다는 게 죄책감이 느껴지기도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차라리 완전히 이기적인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이기적인 사람이 될 수 없겠지만- 생각한다.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한참 생각해 보았다. 과연 우리는 얼마나 가족으로부터 자유로울까? 우리 집은 어떨까? 우리 가족도 나에게 이렇게 강요하고 억압하고 있을까? 다행히 우리 가족은 그렇게 심하게 하지는 않은 것 같다. 가끔 부모님이 걱정되는 마음에 잔소리를 하시곤 하지만, 나와 동생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놔두신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부모님의 양육 태도가 현명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꽤 많은 부모들이 자식을 자신의 대리자 혹은 소유물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자신이 못 이룬 꿈을 자신의 자식에게 투사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식이 못 이룬 꿈을 이뤄주기를 바라고, 자식을 닦달하기 시작한다. '넌 왜 이런 것도 못하니?' 자신의 조급한 마음까지 더해져 자식을 옭아매기 시작한다.


  그러면 자식은 옭아매어진 사슬에서 벗어나려고 해도 벗어날 수가 없다. 어리면 어릴수록 부모의 양육 감옥에 갇혀 정말로 부모의 소유물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자신의 감정이나 바람을 용기 있게 말하지 못하고, 부모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부모의 그릇된 양육 방식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우선, 자신을 스스로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런 부모에게 자란 아이일수록 자존감이 낮기 때문이다. 다친 자존감을 회복시켜야 한다. 자신을 사랑하는 연습을 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지 않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할 줄 알아야 한다. 물론 부모의 거대한 벽 앞에 좌절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반드시 해 나가야 하는 행위이다. 끊임없이 자신의 의견을 말해야 한다.
  두 번째는 자신을 지지해줄 수 있는 대상을 찾아야 한다. 형제든, 친구든, 애인이든 자신을 지지해줄 수 있는 대상을 찾아서 그 대상들과 자신의 문제를 의논해 보기를 바란다. 그러면서 조금씩 부모님에 대항할 용기를 쌓아나가기를 바란다.





  부모에게 더 이상 휘둘려서도, 자신의 인생을 빼앗겨서도 안 된다. 우리 모두 자신의 인생을 되찾아야 한다. 우리 모두 억압받지 않고 너른 하늘을 날아가는 거대한 알바트로스가 되어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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