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한 회사에 다녔을 때 일입니다. 저에게는 첫 직장이었는데 그 직장에서 5년을 열심히 배우면서 일했습니다.
작은 회사라 급여는 많지 않았지만, 제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던 직장이었습니다.
그런데 평소 몸이 약하셨던 어머니에게 병이 생겼는데, 가난했던 저희 집 형편으로는 치료를 위해 매달 들어가는 병원비를 감당하기가 힘이 들었습니다.
다니던 회사도 사정이 어려웠던 상황인지라 할 수 없이 급여를 더 많이 주는 회사로 옮기기로 했습니다.
5년간이나 함께 일했던 직장동료들은 저의 사정을 알지만 그만둔다고 하자 다들 서운해했습니다.
제 급한 사정에 인수인계도 제대로 못 했는데 마지막 날에는 제 짐만 허겁지겁 정리해서 급하게 사무실을 나섰습니다.
그런데 밖에 사장님과 저희 부서 과장님이 함께 서 계셨는데 사장님이 저에게 쪽지와 봉투를 주셨습니다.
"그동안 참 열심히 일해줘서 고마웠는데 사장이 되어서 월급을 많이 주지 못해서 미안하네. 부디 어머니께서 쾌차하시길 빌고 힘내게. 이거 적지만 나하고 회사 사람들이 조금씩 모은 거야."
봉투를 받기도 전에 울컥하며 눈물이 나왔습니다. 고개를 들어 사무실 창문을 바라보니 함께 일했던 직원들이 저에게 손을 흔들어주고 있었습니다.
벌써 30년도 지나 저도 작게나마 공장을 운영하면서 그때의 고마움과 감사함으로 저희 직원들을 대하고 있습니다.
따뜻한 편지 2322호
우리는 무엇으로 살아가고 있는 건가요. 돈에 얽매이고, 권세에 얽매이고, 시간에 얽매이다 보면 정말 중요한 것의 가치를 잊고 살 때가 있습니다.
비록 가진 것이 없고, 가난으로 삶이 힘들어도,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고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해 주는 동료가 곁에 있다면 당신은 세상 누구보다 부유하고 행복한 사람입니다.
# 오늘의 명언
마음은 팔 수도 살 수도 없지만 줄 수 있는 보물이다.
– 플로베르 –
*출처 : 따뜻한 편지 2322호
따뜻한 편지 2322호 <이심전심(以心傳心)> 편 잘 읽었습니다. 이렇게 힘들 때 도와주는 사장님과 동료들이 있어 이야기의 주인공은 참 든든했겠습니다. 세월이 흘러 주인공 또한 그 마음으로 직원들을 대한다고 하니, 선행이란 것은 참 돌고 도는 것 같습니다. 비록 가진 것이 없고, 가난으로 삶이 힘들어도,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고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해 주는 동료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세상 누구보다 부유하고 행복한 사람일 것입니다.
그림을 잘 그리는 꼬북이가 그려준, 몽실이와 꼬북이
제게도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고,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해 주는 친구가 곁에 있습니다. 그 사람은 바로 꼬북이인데요. 왜 이름이 꼬북이냐구요? 그 친구의 애칭이 꼬북이(거북이를 닮아 지은 별칭)이기 때문입니다. 꼬북이는 2018년 1월 말에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되어 지금까지 베프로 지내고 있는데요. 처음에는 연인으로 지내다가 이제는 소울 메이트처럼 지내고 있답니다.
꼬북이는 제가 조현병과 가족 관계로 힘들었던 2021년(우리 국민들도 코로나로 힘든 시기를 보냈던) 저와 함께 살았습니다. 1년 조금 넘게 동거했던 그 시기에, 꼬북이는 무기력과 우울증, 그리고 망상과 환청을 앓고 있는 저를 보살펴 주었습니다. 그때, 저는 몇 주째 집 밖에 나가지도 않고, 씻지도 않아 위생상태가 좋지 않았고, 꼬북이가 해 주는 음식을 먹기만 했습니다. 잠에서 깨어 하는 일이라고는 영화나 드라마를 계속해서 보는 일뿐이었습니다.
꼬북이는 그런 저를 때로는 다독거리고, 때로는 타이르고, 때로는 훈계해 가면서 씻게 하고, 밖에 나가 산책을 하게 했습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그때, 저는 마스크를 끼고 꼬북이와 함께 자주 산책을 나갔습니다. 이른 아침에도, 해가 중천에 뜬 정오에도, 노을이 지는 저녁 무렵에도 우리는 손을 잡고 걸었습니다. 그렇게 산책을 하면서 제 무기력과 우울함은 조금씩 사라져 갔습니다.
그러나 망상과 환청은 산책만으로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약물 치료가 우선되어야 이 병증들을 극복할 수가 있었습니다. 꼬북이는 정신과 병원에 보호자 역할로 저와 함께 가 주었고, 제 대신 의사 선생님께 병을 치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이것저것 물어봤습니다. 그렇게 병원에서 받아 온 약을 제가 잘 먹는지 안 먹는지 약 먹는 시간이 되면 검사를 했습니다.
환상의 궁합 몽실이와 꼬북이
2021년, 그때는 마치 앞이 보이지 않았던 터널 속을 걷는 것 같은 시기였습니다. 혼자서 걷기에는 너무 두려운 그 공간을 꼬북이는 말없이 제 손을 잡아주고 함께 걸었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그것은 참 힘들고 고통스러운 과정이었습니다. 그런데 꼬북이는 그 가시밭길을 웃으면서 저와 함께 해 주었던 것입니다.
2023년, 2년이 지난 지금, 저는 일상을 잘 지낼 뿐만 아니라, 직장도 다니면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만약 꼬북이가 그때 제 곁에 있어주지 않았다면 저는 아직도 그 터널 속을 헤매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저보다 제 마음을 더 알아주고, 제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제 속을 들여다본 것처럼 이해해 주는 꼬북이가 있어 참 행복합니다.
제가 예전부터 좋아하고 자주 듣던 음악이 있습니다. 그건 이누야샤 OST인 <시대를 초월한 마음>인데요. 이 노래를 들으면 왠지 꼬북이의 사랑과 우정이 느껴져서 눈물이 한없이 쏟아지곤 합니다. 한 번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도 고맙고 그리운 사람이 떠오를 수도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