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6일 화요일
너무 오랜만에 올리는 글이라 우선 독자 여러분들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몇 달 동안 글을 올리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일을 하나 더 구하게 되어 동시에 세 군데의 일터에서 일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월화수목금 오전타임, 월화수 저녁타임, 목금 저녁타임, 주말 야간타임 일을 한꺼번에 하다보니, 도무지 글을 쓸 엄두가 나질 않았다. 사전에 휴재 공지라도 올릴 걸, 하는 후회가 남기도 하지만, 이미 저질러버린 실수를 어찌 되돌릴 수가 있을까. 앞으로 다시 휴재하게 된다면 그때는 미리 여러분들께 양해의 말씀을 드리려고 한다. 되도록이면 휴재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야 하겠지만 말이다.
나의 근황을 말하자면, 편의점 일의 연속이었다. 매일 편의점에서 근무하다 보니, 이제는 편의점 업무에 관해서는 도가 틀 지경이다. 그렇다고 점포 하나를 차리는 것은 아직 엄두가 나질 않지만. 새로 구한 편의점 직장은 대기업 회사 빌딩 구내 식당 안의 편의점인데, 직원 분들이 이용하는 회사 직영 편의점이라 그런지 청결하고 질서정연한 것이 새로운 세계를 보는 것 같았다. 영양사님이자, 점장님이 계시고, 그 밑에 매니저 역할을 담당하시는 여사님이 계시고, 진열 및 청소를 담당하는 장애우 친구가 있다.
서로 조화롭게 일해나가고 있는데, 나는 아직 신입이라 이들에게 좀 더 많은 것을 배워 나가야 할 것 같다. 진열 및 청소를 장애우 친구가 담당하기에 내가 하는 업무는 계산이나 물류 검수 같은 간단한 업무들인데, 그래도 쉽게 볼 수만은 없는 것이 있다. 그건 바로 식권 판매. 구내 식당의 식권을 손님들에게 판매하는 것인데, 잘못 계산하게 되면 그 금액을 전부 내가 물어내야 하기에 정신 똑바로 차리고 계산 및 정산을 해야 한다. 식권 한 장당 직원 6,500원, 외부인 7,000원이기에 한 장을 실수해도 무려 7천원의 돈을 토해내야 한다. 그래서 식권 판매는 거의 여사님이 담당하고 계신데, 아직 업무에 서투른 나에게 맡기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계신 것 같다. 한가한 시간에는 내가 식권을 판매하곤 하는데, 그래도 실수가 아직 없었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업무들에서도 크게 실수가 없었다. 순탄하게 일을 배워나가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근무 시간 외에 새롭게 추가된 것은, 월화수에 오전 직장에서 점심을 먹고(구내식당에서 공짜로 급식을 준다), 양천구 편의점으로 이동해 오후 1시 즈음부터 근무를 시작해 밤 10시까지 근무한다는 것이다. 원래 오후 1시에 신정동 카페에 도착해 4, 5시간 머물면서 잠을 자거나 글을 쓰면서 시간을 보냈었는데, 카페에 머무는 댓가로 드는 커피값이 한 잔에 4, 5천원이나 하기 때문에 음료값으로 드는 돈이 생각보다 많이 나갔다. 그래서 주말 야간 업무 중 먼지 털기, 바닥 청소, 유리 닦기는 다음주 월화에 마무리하기 때문에 기왕에 할 업무 마무리도 하고, 커피값도 아끼고, 사장님도 도와드리고, 일석삼조라고 생각해서 바로 이동해 와서 근무하고 있다. 꼬북이는 무급으로 5시간을 더 근무하는 게 멍청한 짓이라고 하지만, 나는 그게 나를 위하고, 사장님을 위하고, 매장 전체를 위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윈윈, 상생, 협업이라고 해야 할까. 근무하면서 이렇게 틈틈이 글을 쓸 수도 있고,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목금은 오전에 구내식당 편의점에서 근무하고 여의도로 이동해 오후에서 저녁타임까지 국회의사당 앞의 편의점에서 근무한다. 역시 여의도라 그런지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특히, 저녁 시간대에 경찰 공무원들이 자주 방문해 간식거리를 사 간다. 손님이 많을 때는 계산하느라 정신 없고, 손님이 나간 뒤에는 물건이 숭숭 비어서 채우느라 바쁘다. 바쁜 저녁 시간을 보내고 나면 8시 조금 넘어 유제품과 FF(간편식) 물류가 들어온다. 목요일에는 야간 근무자 친구가 8시에 출근해 같이 물류 작업을 하고, 금요일에는 나 혼자서 9시까지 물류 정리를 한다. 물류 작업을 하면서 손님을 받는 것이 정신 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진열장을 채워가는 느낌이 있어 일할 맛이 절로 난다.
주말 야간타임, 특히 금요일에서 토요일로 넘어가는 야간 근무는 죽을 맛이다. 금요일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토요일 오후 2시 30분쯤까지 깨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구내식당 안 편의점, 국회의사당 앞 편의점, 양천구 편의점 모두에서 근무를 소화해야 하기에 하루 사이클이 정신없이 돌아간다. 쉴 수 있는 시간은 이동하는 시간 30분씩, 야간 근무 시간에 손님 없을 때 조금 조는 정도랄까. 이번 주차가 월화수목금토 6일 처음으로 풀로 일하는 주인데, 과연 순탄하게 잘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밤 10시에 퇴근해 밤 11시쯤 집으로 와서 최대한 자정 안으로 잠에 들려고 하고는 있다. 5시간 30분 정도 자는 거면 적당히 잠을 자는 거라고 생각하고, 일요일 오후부터 밤까지 풀로 부족한 잠을 자면 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상이지만, 그래도 글을 조금씩 다시 써 나가 보려고 한다. 나와의 약속이기도 하고, 독자와의 약속이기도 한 것 아니겠나. '스키조 다이어리, 시선집중, 삼국지에서 배우다'를 완성시켜야 하지 않을까. 아직 내 머릿속에는 글감으로 가득한데 말이다. 글을 쓰고 싶어 두근거리는 내 마음을 나는 그동안 일이라는 핑계로 너무 억누르고 지내온 것 같다. 글을 마음껏 써 보자. 이상이 날개에서 말한 것처럼 '(무궁무진한 글의) 날개야, 돋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