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13일 화요일
오늘은 아침 5시 30분에 아버지께서 운동을 나가시면서 일어나라고 깨워 주셨는데, 잠에 깊이 빠져 좀 더 자야지 하고 누워 있다가 5시 50분 알람이 울리고서야 맙소사 늦었다 하면서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났다. (그래도 담배는 피워야 하는 니코틴중독자라서) 집 밖에 나가 담배 한 대를 태우고 돌아와 부랴부랴 팬티를 들고 욕실로 들어가 칫솔에 치약을 묻혀 양치를 하기 시작했다. 양치를 하고, 머리를 감고, 몸을 씻고, 면도를 하고, 젖은 몸을 수건으로 닦고, 팬티를 입고 나서야 욕실을 나왔다. 방으로 들어가 우선 로션을 얼굴과 목에 꼼꼼히 바르고, 침대 위에 준비해 둔 옷을 하나씩 입기 시작했다. 패딩까지 입고, 가방을 메고 나와 식탁에서 고혈압과 당뇨약, 정신과 약을 물과 함께 먹었다. 주방 테이블에서 귤 2개를 챙기고, 마스크를 쓰고 나서 신발을 신고 집을 나섰다.
지하 주차장을 통해 밖으로 나오자, 찬 바람이 많이 불어 서둘러 패딩 모자를 썼다. 시간을 보니, 오전 6시 45분이 넘어 있었다. 이대로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는 늦을 게 뻔할 것 같아 카카오택시를 불렀다. 곧바로 택시가 배차되었고, 택시가 오기를 기다리면서 담배를 피우고, 주머니에 챙겼던 귤 하나를 까서 먹었다. 귤 하나를 까먹자마자, 카카오택시로 불렀던 택시가 왔고, 나는 택시에 승차했다. 카카오택시 앱으로 보니, 내가 일하는 회사 건물까지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5분 정도였다. 지금 출발하면 오전 7시 45분쯤 도착 예정이었다. 오전 7시 50분까지 출근이니, 5분 정도의 여유는 있었다. 나는 택시를 타고 가다가 잠에 빠져 들었고, 잠깐 잠에 든 것 같았는데 잠에서 깨어나 보니, 어느덧 택시가 회사 근처에 다다르고 있었다. 택시에서 내려 회사 건물 입구의 흡연부스에서 담배를 연거푸 2대를 태웠다. 2대를 연달아 태워야 좀 있다가 2, 3시간 동안 일할 때 버틸 수 있기 때문이었다.
회사 건물에 들어가 로비에서 경비 아저씨께 인사드리고, 로비 옆의 카페 직원들에게 인사했다. 카페 직원들에게 다가가 인사하자, (여사님이 미리 직원들에게 매일 내게 커피 한 잔 주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한 어린 직원 친구가 내게 아샷추 한 잔을 건넸다. 나는 그에게 고맙게 마시겠다고 인사를 하고 나서 커피를 들고, 지하로 내려와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매장에 들어가 카운터에서 업무를 보고 계신 여사님께 인사를 드리고, 창고에 들어가 유니폼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창고에서 나와 카운터로 오자, 여사님이 커피를 마저 마시고 일하라고 하셔서 아샷추를 홀짝거리며 마셨다. 어느 정도 커피를 마시고 정신이 또렷해져서 그때부터 검수기로 오늘 들어온 물류를 검수했다. 검수를 완료하고, 검수기를 원래 자리에 두었다.
오전 8시가 되었을 때 여사님이 내게 카운터를 맡기고 1층 카페로 올라가셨다. 나는 카운터에 서 있으면서 손님이 오셔서 물건을 사시면 물건 계산을 하고, 식권을 구매하시면 식권을 팔았다. 이제는 제법 이곳 매장의 계산 업무나 손님 응대에 익숙해져서 수월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었다.
오전 9시가 되어 장애우 친구가 출근하고, 여사님도 카페에서 내려오셨다. 나는 여사님 옆에서 여사님이 발주하시는 것을 지켜보면서 여사님이 발주 관련해서 중요하게 말씀하시는 것들을 핸드폰 노트에 기록했다. 종전까지는 여사님이 하시는 말씀을 듣기만 했는데, 아무래도 기록하는 것이 기억에 오래 남기도 하고, 업무를 하는 데 효율적일 것 같았다. 여사님도 내가 기록을 하자, 까먹지 않게 기록하는 게 좋다고 말씀을 해주셨다. 여사님의 말씀을 기록하면서 발주할 때 유의사항이라든지, 이곳 매장만의 특성을 숙지할 수 있어 좋았다.
오전 10시가 되자, 여사님이 다시 카페로 올라가셨고, 장애우 친구와 내가 매장에 남아 일을 하게 되었는데, 장애우 친구가 진열과 청소를 하는 동안 나는 유제품, 간편식 등의 유통기한을 확인했다. 그러다가 내일 자 유통기한 만료 상품을 2개 찾아냈다. 장애우 친구는 일을 정말 성실하게 했는데, 청소하면서 물건을 재진열할 때 가끔씩 실수로 진열을 잘못할 때가 종종 있었다. 나는 장애우 친구의 실수를 바로잡기보다는 내가 나중에 슬며시 진열을 고쳐 놓으려고 했는데, 여사님이 11시에 내려오셔서 장애우 친구가 진열한 것을 보시더니, 내게 이 친구가 가끔씩 틀리게 진열하는 경우가 있다고, 장애우 친구가 진열하는 걸 잘 살펴보라고 하셨다. 나는 그러겠노라 말했다. 그렇지만 장애우 친구의 실수를 끄집어내서 면박을 주고 싶지는 않았기에 뒤에서 내가 살며시 고쳐 놓으리라고 마음먹었다.
오전 11시 이후부터는 여사님이 카운터를 보시고, 내가 옆에서 업무를 배우는 시간이었다. 매장 물건 계산과 식권 판매를 한 치의 실수도 없이 해내시고, 손님 응대까지 친절하게 하시는 여사님을 보면서 업무 경력과 내공이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어서 업무를 배워 자유자재로 능수능란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전 11시 55분이 되어 여사님이 옷 갈아입고 퇴근하라고 하셔서 나는 창고로 들어가 유니폼에서 패딩으로 갈아입고, 가방을 메고 창고에서 나왔다. 여사님과 장애우 친구에게 인사하고, 구내식당으로 가서 식판에 음식을 받아 자리에 앉아 맛있게 밥을 먹었다. 오늘은 찜닭과 미역국이 나왔는데, 짭조름한 간장 베이스의 찜닭과 진국인 미역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밥을 너무 많이 받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어찌 되었거나 산더미처럼 받은 밥을 순식간에 다 먹어치워냈다. 배무르게 밥을 먹고 나서 점장님께 인사를 드리고, 1층으로 올라와 카페 직원들과 경비 아저씨께 인사를 드리고, 회사 건물을 빠져나왔다. 회사 건물 입구의 흡연부스에서 담배 한 대를 피우고, 신정동 매장으로 향하기 위해 골목을 걸어 나갔다.
영등포 03번 버스를 타고, 신길역에 도착해 5호선으로 환승하고, 신정역까지 열차를 탔다. 신정역에 도착해 열차에서 내려 역 출구로 나와 매장까지 걸어왔다. 매장에 도착하니, 오후 1시 10분쯤 되어 있었다. 매장에 도착해 사장님께 인사드리고, 유니폼으로 옷을 갈아입고, 인수인계 시재점검을 했다. 시재는 이상이 없었고, 나는 카운터에서 계산 업무를 보았다. 일을 하다가 온장고에 음료가 줄어든 것을 보고, 워크인에서 음료를 가져다가 온장고에 채웠다. 오늘은 어제처럼 먼지 털기, 바닥청소, 유리 닦기 같은 청소 업무가 딱히 없었기 때문에 나는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면서 틈 나는 대로 브런치 글을 썼다. 오후 1시부터 신정동 매장에 나와 밤 10시까지 근무해야 하는, 약간은 고되고 피곤한 환경에 속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카페에 드는 쓸데없는 돈을 아낄 수 있고, 사장님의 업무를 도와 매장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라 계속해서 매장에 일찍 나와 근무하고 있다. 또, 시간 나는 대로 틈틈이 글을 쓸 수도 있어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렇게 점점 차곡차곡 루틴이 쌓여가는 것 같아 마음이 흡족해진다. 매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 일을 나서는 것도, 점심을 먹고 낮잠을 자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것도, 업무를 차근차근 배워 업무 집중도가 높아질 수 있는 것도 좋은 현상인 것 같다. 앞으로도 이 루틴을 이어나갈 수 있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