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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노 Sep 01. 2016

05 똑똑한다는 것?

2016.4.  

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

우리는 모두 거울표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평소와 달리 우리는 거울을 볼 때 나도 모르게 눈을 크게 뜨거나 입 꼬리를 자연스레 올리는 등 무의식 중에 평소와는 다른 표정을 짓습니다. 이런 표정들은 사진을 찍을 때 좀더 잘 드러납니다. 사실 저도 예전에는 제가 거울을 보거나 사진을 찍을 때 짓는 어색한 표정을 가지고 있는 줄 몰랐습니다. 어느날 저도 모르는 사이에 찍힌 저의 얼굴 표정을 보고 알게 된 것이지요. 그리고 사진 찍기 좋아하는 두 딸 아이의 사진을 찍어주게 되면서 더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딸 아이들은 늘 자신이 사진에 찍힌 자신의 얼굴표정이 평소 자신들의 얼굴 표정이라 생각합니다. 오히려 우연히 자기들이 의식하지 못한 중에 찍힌 자신들의 자연스러운 표정을 보고는 "이상해"라고 말합니다. 이런 사람들의 심리를 잘 알고 있는 나름 사진 좀 찍는다는 분들은 흔히 말하는 “대포”(?)렌즈를 카메라에 끼우고 사진 찍히는 사람이 의식하지 못하게  멀찍이 떨어져 자연스러운 표정을 사진에 담으려 합니다. 그게  그 사람의 자연스러운 평소 표정을 찍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갑자기 책소개 코너에서 뜬금 없이 왜 사진표정이야기를 하나 의아해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바로 오늘 소개할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느낌 때문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예전에 제가 거울 표정을 저의 진짜 표정으로 알고 지내다가 어느날 멀리서 찍힌 나의 자연스러운 얼굴표정을 확인하고 느꼈던 어색한 감정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무엇이 이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미국을 뒤흔든 세계 교육강국 탐사 프로젝트(아만다 리플리, 출판사 | 부키)”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흔히 교육강국이라고 불리는 한국 , 핀란드, 폴란드 세 나라에 교환학생으로 다녀온 아이들과의 숱한 인터뷰, 저자 자신이 직접 세 나라를 방문하여 그 나라의 들을 만난 조사와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장장 3년에 걸쳐  쓰여진 교육 르포르타주입니다. 그래서 철저히 미국인의 시각으로 최근 수 년간 PISA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세 나라를 방문하고 각 나라들이 그러한 결과를 낳게 된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자는 미국의 학력저하와 학습동기를 잃어가는 미국사회에 대해 마음 아파하며 그 답을 이 세 나라에서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구성은 한국, 핀란드, 폴란드 순서로 각 나라별로 동일한 구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먼저 각 나라에 교환학생으로 다녀온 학생들이 어떻게 해서 해당 나라에 방문하게 되었는지 간단이 소개한 뒤, 각자가 방문한 나라에서 교환학생으로 생활한 경험들과 다녀온 후 자신의 나라인 미국의 교육제도와 비교한 자신들의 생각들을 이 나옵니다. 그리고 이후 저자가 공식적으로 그 나라에 방문하여 그 나라의 다양한 교육전문가들을 만난 인터뷰들이 이어집니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상 적이었던 것은 세 나라 중 학생들과 교육부 장관 각각의 교육제도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다른 나라가 한국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교환학생으로 온 에릭은 저자에게 “지금까지 이야기를 해본 한국아이들은 모두 이 시스템을 경멸해요”, 완전히 혐오 하지요”라고  말하며 한국학생들의 고통에 대해 전합니다.  반면 저자가 인터뷰한 당시 교육부 장관은 자신의 부임후  1년동안의 가장 큰 업적으로 학원비 지출이 감소했다는 것을 꼽습니다. 이에 대해 저자는 '3.5%밖에 되지 않는 하락이었지만, 그래도 이 장관은 이것이 상당한 승리라고 자부한다.'(p106) 라는 문장을 통해 장관의 평가에 대해 의아해 합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다른 두 나라와 달리 한국의 교육부는 교육 현장과 괴리가 큰 관료화된 집단 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교육의 가장 큰 문제인 입시문제가 해결되더라도 관료화된 교육 행정 시스템 안에서는 우리 교육이 나아지기는 쉽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교육문제를 쓰여진 책이지만 그럼에도 이 책속에 나와 있는 우리 나라 교육에 대한 다양한 평가는 우리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공해 줍니다. 그리고 다른 장에서 다루고 있는 핀란드와 폴란드 교육에 대한 이야기들도 우리에게 많은 통찰력을 줄 수 있는 내용들이 많습니다. 특히, 폴란드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보면, 우리 나라 70년대 교육열을 엿볼 수 있어서 굉장히 흥미로왔습니다.  

“압력밥솥 같은 한국교육”, "유토피아적인 핀란드교육”, “환골 탈퇴한 폴란드 교육” 이 세 나라를 통해서 우리가 미쳐 발견하지 못한 우리교육의 장점과 단점을 새롭게 알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눈이 아닌 다른 나라 사람의 눈으로 바라본 또 다른 교육강국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통해 세계의 교육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잠시나마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물론 가장 좋았던 것은 앞에서도 이야기 한 것처럼 책의 구성 방식이 이론서가 아닌 르포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어 읽기 쉬웠다는 것입니다. 바쁜 일상이지만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읽고 나눈다면 우리의 대화가 훨씬 풍성해지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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