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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노 Mar 05. 2019

21 세상을 바꾼다?

우리는 하는 일은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우리는 하는 일은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피터드러커 비영리단체의 경영


  저는 대학교 4학년 2학기 임용을 얼마 남겨두지 않았을 시기에 기독교사모임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4년간 교대를 다니며 대학선교단체 동아리 방에 있던 “다음 세대를 책임지는 기독교사”(제1회 기독교사대회를 다룬 책)라는 책을 통해 기독교사들의 모임이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있는 지역에 기독교사모임이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그다지 생각하지 않고 살았습니다. 부산에 있는 한 기독교사모임의 대표 선생님께서 제가 속해 있던 선교단체 모임에 찾아오셔서 모임에 대해 소개해 주셨고, 그 만남이 인연이 되어 다음 해 3월 발령과 동시에 기독교사모임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20여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처음에 그 모임은 참 어색하고 낯선 모임이었지만 아직까지 제가 그 곳에 몸담고 여러 역할을 하는 것을 보면 이제는 저의 삶과는 땔 수 없는 공동체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실 그냥 나갔던 모임에서 공동체로 변한 계기가 있었습니다. 저는 모임에 1년 정도 나가다가 군입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대 후 다시 모임에 나간 지 1년 즈음 되던 때, 저는 갑작스럽게 참여하고 있던 지역 모임의 대표를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제가 그 모임에 갔을 때는 든든한 선배 선생님들도 많이 계셨고 다양한 행사들과 여러 소모임들로 역동적인 모임이었습니다. 그런데 제대하고 보니 모임에 오시는 선생님들의 수가 현저히 줄어 있었습니다. 열심히 참여하고 리더의 역할을 하시던 선배 선생님들이 그 사이 결혼하고 아이를 출산하면서 다들 모임에 나오기 어렵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제가 모임의 대표를 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참 많이 당황스러웠고 선생님들의 모임 그것도 기독교사들의 모임을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제가 속해 있던 교사모임의 대표셨던 김정태 선생님(현 좋은교사대운동대표)에게 자주 전화를 했었습니다. 그리고 그분이 한 권의 책을 추천 해주셨고 그 책은 저에게 많은 통찰력과 힘을 주었습니다. 그 책이 바로 오늘 선생님들께 소개해 드릴 피터 드러커의 비영리단체의 경영이라는 책입니다. 




 사실 이 책은 평소에 우리가 접하기 어려운 책 혹은 접하기 싫은 책 중의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책의 저자는 경영전문가입니다. 저자가 쓴 대부분의 책은 기업을 위한 책이고 경영에 대한 책입니다. 그가 쓴 리더쉽의 대한 책들도 경영인을 위해 쓰여진 책입니다. 그런데 이 책은 그의 저작 중 기업이나 경영자가 아니라 학교나 교회 혹은 병원과 같은 다양한 비영리단체에 대해 쓴 거의 유일한 책입니다. 저 또한 이 책을 추천받아 읽기는 했지만 특별히 큰 기대를 걸고 표지를 넘기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책의 내용은 흥미진진 했고 그 이후 두 번 세 번 다시 읽는 몇 안되는 책이 되었습니다.




  이 책의 초판 발행연도가 1990년이니 거의 30여년 가까이 된 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용은 이 시대에도 유효합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교사공동체를 어떻게 만들어가고 선생님들과 함께 모임을 세워갈 것인지에 대한 많은 통찰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이 책을 통해 학교에서 또 학급에서 어떤 교사로 있어야 할지에 대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사명과 지도자에 대한 이야기, 그 사명이 어떻게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 어떻게 성과를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 비영리단체에서의 인간관계 이야기 마지막으로 비영리 단체의 경험을 통해 자신을 성장시키는 이야기 이렇게 5가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았던 내용은 사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라는 제목으로 공동체의 사명과 그 공동체를 이끄는 지도자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특히, 비영리단체에 참여하는 사람에게 가장 큰 보상은 바로 ‘성취’라는 부분을 읽으면서는 많은 공감과 고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교사모임에 참여하는 가장 큰 이유도 의무감이나 당위성보다는 바로 ‘성취’인지도 모릅니다. 이 모임을 통해 내가 여러 면에서 성장해간다는 성취, 모임에서 배운 내용을 교실에서 실천하고 몇 번의 실패 끝에 성공했을 때의 성취감. 바로 그 성취감 때문에 우리의 시간과 돈 그리고 에너지를 들여 매주 혹은 격주로 여러 가지 교사모임에 참여합니다. 반대로 모임을 통해 자신이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순간,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그 순간이 바로 우리가 모임을 나가지 않는 날이 됩니다. 놀랍게도 이 원리는 학교에서도 그대도 적용됩니다. 우리가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기쁠 때는 성과급 S등급을 받았을 때가 아니라 나의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내가 가르치는 교과에 흥미를 느끼고 즐겁게 수업을 참여할 때, 혹은 나와의 상담과 만남을 통해 아이들의 고민이 해결되고 변화될 때입니다. 반대로 우리는 아무리 노력해도 변하지 않는 학교의 관료적 행태와 관행들에 우리는 좌절하고 학교 갈 마음이 사라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비영리단체는 우리 단체를 통해서 이 사회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에 대한 명확한 사명이 있어야 하고 그 구성원들은 충분히 자신이 속한 비영리단체의 비전을 공유하고 이해할 때 분명한 성취가 이루어지고, 그 성취를 원동력으로 그 단체는 계속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이런 관점으로 우리가 속해 있는 교사모임이나 학교를 바라보면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볼 수 있습니다. 행사 중심의 학교 일정, 모임의 일정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사명을 잊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더 이상 사명의 성취가 아니라 의무, 혹은 헌신의 마음으로 일하게 됩니다.




 이어서 저자는 비영리단체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도자’라고 합니다. 비영리단체에서의 지도자는 기업의 지도자와는 달리 성과를 내는 것보다 사람들이 따를 만한 리더가 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조직에 있는 사람들 중 눈에 띄지는 않지만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들을 찾아 격려하고, 때로는 대서특필하여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섬김의 자세, 빚진자로서 자신이 가진 것으로 다른 사람들을 도우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미국에서 성공한 수많은 비영리단체의 지도자들의 공통적인 자질이라고 합니다. 놀랍기도 하고 새로웠습니다. 우리가 말씀을 통해서 알고 있었던 성경적인 리더쉽과 너무나 일치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자질은 우리가 나가는 모임 뿐만 아니라 우리가 매일 수업을 하고 아이들을 지도하는 교실의 교사의 자리에서 필요한 자질입니다. 




 이 책은 분명 거대한 병원, 교회, 학교와 같은 비영리단체의 운영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우리가 속해 있는 교사모임과 또 우리가 늘 만나는 아이들 앞에서 어 떤 리더로 섬겨야 할지에 대한 많은 통찰력을 주는 책입니다. 




 벌써 4월 우리 아이들은 어느새 새학기 천사(?)의 가면을 벗고 원래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학교는 3월의 바쁜 시간을 보내고 한숨 돌리기도 전에 수많은 학교 행사들이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바로 이 때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한번 우리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우리가 하는 일을 통해 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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