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 먼저다. 잊지 마라.(코로나 19 눈물의 면회)

by 해피영희

우리가 살아감에 있어 제일 소중한 한 가지를 꼽으라면 누구라도 건강이라는 것에 공감할 것입니다.

그런데 참 희한한 것이 다들 중요하다는 것은 아는데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또 많은 듯 적다는 사실입니다.


건강에 관한 유명한 일화 중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한 교수가 칠판에 숫자 0을 하나 적었습니다.

“이것은 여러분의 돈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0을 적습니다.

“이것은 여러분의 출세입니다.”

연이어 칠판에는 숫자 0이 늘어가고 그에 따라 우리 개인이 가지고 싶고 이루고 싶은 것들이 늘어갑니다.


“이런 식으로 얼마든지 숫자 0을 적어도 좋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반드시 있어야 하는 숫자가 있습니다.”라고 말하더니 숫자 0 앞에 ‘1’라는 숫자를 적습니다.

“여러분 아무리 숫자 0이 많아도 숫자 제일 앞자리 1이 없으면 여전히 그 가치는 0입니다. 여기서 숫자 1은 건강입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처음 읽었을 때 몸에 소름이 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원하는 것을 많이 가지고 이루어도 건강이 사라지면 그 가치가 0으로 변한다는 사실에 한치의 저항도 없이 그렇게 공감하고 말았습니다.


정말 이상한 것이 건강은 한번 망가지면 회복하기가 그리도 어려운데 건강할 때는 그 소중함을 알고 보전하기가 어렵다는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누구나 내게는 그런 불행이 오지 않을 것처럼, 말로는 안다고 하면서 말과 행동은 별개인 것처럼 살아갑니다.


제게 있어 건강은 아주 어린 시절 큰 메시지를 주고 지나갔습니다.

지난 글에서도 말했지만 저는 5살 어느 날 이유 없이 전신마비가 되었었고 또 이유 없이 회복하여 현재는 아주 정상적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린 제게 그 기억은 아주 작은 파편의 일부분처럼 존재 할 뿐이고 그 당시의 공포나 아픔, 괴로움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그 시간 속에 너무나 안타까워하던 할머니와 아버지의 모습에서 그분들이 얼마나 힘들고 애간장이 탔는지는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예민했던 신경 감각과 잦은 팔다리 저림, 그리고 일상의 미세한 손 떨림 같은 것이 잔재로 남았습니다.


그래도 잊고 살았습니다. 당장 괴로운 것은 1도 없었으니까요. 몸에 좋은 것이 아닌 입이 행복한 것들을 먹었고 내 몸이 편한 음식들을 먹었습니다. 20대 30대에는 누구나 그렇듯 묘하게 통통한 몸이 되어 움직임도 귀찮고 부석거리는 피부로 뒤덮여 몸은 늘 그리도 피곤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아주 우연히 운동의 중독성과 그것이 주는 대단한 효능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머리에 번개 맞는 느낌, 천지개벽, 개과천선 이라는 단어를 쓰고 싶습니다. ㅎ

말로는 표현 안 되는 “일단 해 보시라니까요”


그렇게 39살 시작된 운동은 올해로 딱 만 11년 째 진행되고 있습니다.

운동을 어렵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그저 숨을 쉬듯 할 수 있는 것을 한다는 생각으로 하는 것입니다.

저는 계단오르기, 실내자전거, 새벽조깅, 점심식사 후 산책, 서서 일하기, 등산, 108배 등 무작위로 그 순간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실천합니다.


이 정도 준비하면 핑계를 댈 수 없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가능하거든요.

출장, 명절, 혼자 혹은 다수,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여름 또는 겨울 상관없습니다. 그냥 하면 됩니다.

어떤 일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소가 필요하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한 실천입니다.

일단 시작해야 전략도 나오고 탁월함도 나옵니다.


최근에는 엄마를 보며 건강에 대한 개념이 더 강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3년 동안 1억이 넘는 돈을 쓰고도 회복은 불가능하고 점점 더 안 좋은 상황으로 가고 있습니다.

살고자 하는 욕구는 강해지고 몸은 더 쇠약해져 가고 불행도 이런 불행이 없습니다.


지난 목요일 재활병원에 입원하고 토요일 면회신청이 이루어져 동생들과 엄마를 보러 갔습니다.

코로나19로 이전처럼 만지고 안아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아크릴 부스를 두고 서로 전화기로 면회를 진행합니다.

그나마도 앉을 수 있고 청각은 정상이니 가능한 호사입니다.

“엄마, 밥 잘 먹고 열심히 운동해야 한다. 알았제?”

“알았다.”


그렇게 씩씩하게 헤어지고 불과 하루도 되지 않아 작은 언니와 통화를 한 엄마가 그랬답니다.

“이제 엄마는 죽었다 생각 하고 전화도 하지 말고 오지도 마라.”

갑자기 울컥한 마음에 엄마에게 제가 전화를 했습니다. 한참을 전화벨이 울리고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메시지가 나옵니다. 아마도 전화기가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나 봅니다. 몸을 못 움직이니 전화기 하나도 마음대로 받을 수가 없습니다.


제 성격이 한번이 아니면 두 번을 합니다. 다시 전화를 겁니다. 한참을 울던 전화기 너머 엄마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엄마, 왜 언니한테 쓸데없는 소리 하는 거야? 빨리 나아서 나 올 생각해야지”

“몸이 아파서 이리 와 있으니까 내 신세가 너무 서글프다. 죽은 거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내가 먹고 싶은 거 하고 싶은 거 다 해 준다고 했잖아. 돈 생각 안하고 치료 다 해 준다고 했잖아. 그러니까 쓸데 없는 생각하지 말고 무조건 밥 많이 먹고 운동 열심히 해서 빨리 나와.”

“알았다. 내 오늘도 밥 한 그릇 다 묵었다. 니가 보내 준 간장게장도 먹고 청국장도 먹었다.”

“그래 잘했어. 잘 자고 잘 먹고 열심히 운동하고 있어. 그럼 나을 거야.”

“알았다. 내일부터 월요일이라고 운동 많이 시켜준다고 하더라. 내 열심히 하게”


아, 진짜 이 어쩌지 못하는 시간앞에 후회가 태산을 이루지만 엄마도 아프기 전에는 몰랐습니다.

엄마는 진짜 자기 몸을 혹사하며 일했습니다. 언젠가 새벽 1시에 잠들어 새벽 4시에 일어나 양파밭에 일하러 나간 적이 있었습니다. 일당 7만원 벌겠다고

아버지 연금도 나오고 자식들 다 밥 잘 먹고 사는데 왜 그러냐고 제가 눈이 뒤 집어져 지랄을 했습니다.

까만 봉지에 잔뜩 싸준 생선이랑 채소랑 각종 정성 가득한 물건들을 시멘트 바닥에 집어 던지며 악을 썼더랬습니다.


“이딴 거 필요 없어. 엄마, 이러다가 죽는다고. 보약 100만원짜리 먹여서 힘 길러 났더니 엉뚱한데 가서 힘 빼지 말라고. 그러다 아프면 절대 나한테 연락하지마. 나 분명히 경고했어.”

“저게 뭔 지랄이고. 니가 그런다고 내가 하고 싶은 거 안 하는 거 아이다. 내 맘대로 할끼다.”

그런 시간 때문에 엄마는 제게 미안해합니다. 그때 제 말을 듣고 몸을 아꼈더라면 지금 이 힘든 시간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뭐, 사람이 그리 현명하다면 살아가며 어려울 일이 뭐 있을까요? ㅠ

저도 알면서 못하는 것들이 산더미인 인생인데요. 단적으로 너무 바쁜 일상에 일을 줄여야 하는데 자꾸만 새롭게 시작하는 이벤트가 늘어나는 것만 봐도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삶에 균형이 너무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몸과 마음이 행복한 건강한 삶이 함께하길 희망해 봅니다.

문득 책상 위 거울 속 내가 보입니다. 뭔가 측은하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 합니다.

나도 모르게 빙긋 웃어봅니다. 그러다 정말 너 사랑한다며이게 세상없이 환하게 사랑스러운 미소를 보냅니다.


갑자기 기분이 좋아집니다.

오늘 새벽 조깅 길에 찍은 내 그림자를 봅니다.

사는 것이 뭐 있냐 싶기도 하고 또 정말 잘 살고 싶기도 합니다.

눈에 힘주며 말합니다.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 건강이 먼저다. 잊지 마라. 난 무한능력 세상의 절친 해피영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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