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중학교 2학년 때 사용하던 스마트폰을 반납하고 2G 폴더폰으로 변경했습니다.
스스로 스마트폰을 잘 통제하고 사용하겠다고 했지만 그 또래의 아이들이 다 그렇듯 아들은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3진 아웃이 되어버렸습니다.
스스로 약속한 것이 있으니 담담히 말 하더라구요.
“가자, 휴대폰 바꾸러~”
그렇게 아들손에 들어간 휴대폰은 주인을 떠나지 못하고 오늘까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작년에 새 휴대폰을 사겠지만 재수를 하는 바람에 올해까지 약 6년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아들, 엄마가 바쁘니까 네가 휴대폰 가격 좀 알아봐. 그리고 바꾸는 김에 아빠, 엄마 것도 알아봐줘.”
남편과 제 폰도 4년이나 사용했으니 어지간 하다 싶고 남편의 휴대폰은 액정이 심하게 훼손된지라 더 미룰수가 없습니다.
크게 고민할 것도 없습니다.
모델은 크게 3가지에서 고민이 발생합니다.
저는 태생적으로 물건에 욕심이 없고 쓸데없는 비용을 쓰지 않는 사람이라 저렴한 사양을 추천했습니다.
그런데 남편과 아들은 아닙니다. 가장 최근 나온 폴더폰을 사고 싶다 합니다.
가격이 제가 생각한 것과 무려 100만원이나 차이나고 심지어 할인도 거의 없습니다.
3명이 동시에 그것을 바꾸면 액면가는 600만원이나 됩니다.
물론 조정은 되겠지만 결코 쉬운 돈은 아닙니다.
엄마는 원래 아들에게는 약한 존재이지만 그렇다고 남편을 두고 아들만 특혜를 줄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둘다 사자니 경제적 부담이 발생합니다.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안돼, 그냥 싼걸로 해. 그 대신 내가 그 돈만큼 다른 것을 해 줄게”
남편은 며칠전부터 아이처럼 졸라대기 시작합니다.
아들도 자기는 그것만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면 좋겠다고 부탁합니다.
원체 선이 명확한 저는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제 밤 맥주를 마시며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엄마, 나는 마음에 선이 있어. 엄마에게 받고 싶은 것과 내 스스로 아르바이트해서 사야 하는 것. 그런데 휴대폰은 엄마가 사 주면 좋겠어. 아들은 새로운 기계를 써보고 싶어. 그래서 엄마가 폴더를 사 주면 좋을 것 같아.”
“내가 돈을 안 버는 것도 아니고 열심히 회사다니는데 휴대폰 하나도 마음대로 못사? 이렇게 평생 살다가 죽을거야. 새롭고 귀한 물건은 못사고 매번 싼 것만 사다가 죽을거야. 그래서 조금 슬퍼.”
그말을 듣는 순간 마음에 지진을 옵니다.
‘아~ 저런 생각이 드는구나, 돈이 뭐라고. 뭐하러 돈 버는데?’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서울 사는 조카에게서 휴대폰 가격표가 날아옵니다.
역시나 만만찮은 돈입니다.
그래도 마음먹었습니다.
그들이 몸이 좋지 않아 쓸 수도 있고 나쁜 일로도 쓸 수 있는 돈인데 그들이 갖고 싶은 물건을 사 주고 일순간이나마 행복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분명히 의미가 있습니다.
며칠 전 등산을 함께 간 아들이 한 말이 생각납니다.
“엄마, 진짜 부자들은 물건을 한꺼번에 사지 않아. 그들은 언제라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좋고, 예쁜 것 하나 사 오는 거야. 한꺼번에 물건을 사는 사람은 졸부이거나 가난한 사람이 욕구불만으로 그러는 거야.”
“오~ 아들, 그래? 그래서 우리 아들이 엄마에게 집착하지 않는구나. 언제라도 이렇게 듬뿍 엄마 사랑을 받을 수 있으니까. ㅋㅋㅋ”
“그래. 맞아. 이렇게 언제라도 엄마가 내 옆에 있으니까. 와락~”
언제라도 내 옆에 있어서 몰랐습니다.
이제까지 알뜰하게 살아왔으니 당연하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내 기준으로 그들의 욕구를 무시하면 안 된다는 깨달음을 만났습니다.
그저 내 옆에 이렇게 건강하게 웃으며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제 인생에 있어 제일 싼 것이 돈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누구는 당연한 것을 참으로 어렵게도 결정한 다 싶기도 합니다.
아마도 이렇게 제 마음에 그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한번 더 느끼라고 그러나 봅니다.
제법 잘 살고 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자연스럽게 흘러가 듯 나는 잠자고 밥먹고 사소한 일상으로 티격태격 흘러갑니다.
“여보야, 아들아, 내가 폴더폰 사 줄게. 지금처럼 건강하기만 하래이~ 사랑한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