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어떻게 상담사 공부를 하게 된거에요? 어떻게 그렇게 흔들리지 않고 자리를 지키고 사시는지 궁금해요?”
어제 따라 상담을 한 2분이 공통의 질문을 하셨습니다.
두 분 모두 30대 중, 후반인데 앞으로의 직업전환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었고 현재 상담을 통해 개선되는 심리상태를 경험하며 심리상담사에 대한 관심이 생긴것입니다.
사실 좋은 현상입니다.
한 분은 직업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울어져 가는 영역이라 할 수 있고 한 분은 아직 뚜렷하게 마무리되는 직업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2명이 한자리에서 의논하고 질문하는 것처럼 동일한 고민상담을 한 것입니다.
“저 사회복지사 공부를 하려고 해요. 그게 나은지 심리상담사 공부를 하는게 나은지도 궁금해요.”
제가 직업상담사가 아니니 확신에 찬 진로를 안내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제가 사회복지사와 심리상담사 자격증을 모두 가지고 있다 보니 부족하지만 대답이 가능했습니다.
“일단 공부를 하고 당장 자격증을 취득하기는 사회복지사가 더 빠르고 쉽습니다. 관련학과를 나오거나 평생학점은행제를 통하면 사회복지사 자격취득은 1-2년 안에 가능하거든요”
“심리상담사는 관련 대학원에 가서 석·박사를 하셔야 합니다. 그러고 수련을 거쳐야 하구요. 물론 청소년상담사는 시험으로 바로 자격증을 취득할 수도 있구요.”
문제는 사회복지사 영역이나 심리상담사 영역이나 어려운 사람을 도와준다는 측면에서 모두 상당한 자신의 긍정에너지가 필요합니다. 나를 나누어 주어야 하는 순간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사회복지사는 단시간의 노력으로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고 취업을 시도할 수 있지만 심리상담사는 대학원 5학기와 수련기간까지 하면 몇 년이 소요될지 추측하기도 사실 어렵습니다.
그래서 두분에게 모두 꼭 뜻이 있다면 당장은 쉬운 길을 먼저 고민해 보라 했습니다.
사실 심리상담사는 투자한 시간과 경제적 비용에 비해 그 과실이 크지 않습니다.
가만 보니 양극화도 이런 양극화 시장이 없습니다.
제대로 된 기관에서 상담을 한 번 받으려면 1회 7만원에서 10만원이고 왠만한 심리검사도 15만원 전후입니다.
돈이 여유로운 사람이야 자신의 정신건강을 위해서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그러니 방송에 나오는 유명한 정신과 박사님들은 그 상담비도 어마무시 합니다.
그렇지만 우리 서민들이야 사실 만원 한 장도 아쉬울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그러니 동네 작은 상담소를 찾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그나마도 자식들의 문제로 방문을 하지만 요즘은 교육관련기관에서 제공하는 상담기회가 많아 그곳을 적절히 활용하면 크게 개인돈을 쓸 일이 없습니다.
이래저래 고도의 지적능력과 노력에 비해 과실이 적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 선생님은 왜 하고 계시는데요? 라는 질문을 하고 싶은 눈빛이 보입니다.
저는 사실 상담사가 직업이 아니니까요?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상담사를 직업으로 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현재 저는 바꾸라고 해도 쉽게 바꿀 수 없는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나의 재능으로 한 사람이라도 행복해진다면 그것으로 보람되고 감사한 시간입니다.
그 시간이 모여 먼 후일이 되면 저에게 거름으로 남아 진정한 삶의 결실을 만나게 될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말을 해 드렸습니다.
“인터넷에서 말하는 디지털 노마드 1인기업, 일확천금을 꿈꾸는 재테크, 각종 전자책 등에 너무 현혹되지 마세요. 그걸 이루는 사람도 있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럴 시간에 오프라인에서 열심히 하시고 자신만의 탄탄한 무언가를 수립하세요. 그것을 가진 사람만이 온라인에서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사람이 마음이 급하고 바쁘다고 결과가 그에 맞춰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서툰 솜씨에 실수가 일어날 확률이 훨씬 높아집니다.
뛰고자 하는 사람은 반드시 네발 기기와 두 발 걷기를 통해 다리 근육을 만드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래야먄 정상적인 두다리로 달리기가 가능합니다.
그런데 가끔 우리는 제대로 기어다니지도 못하면서 뛰어가기를 바라고 시도합니다.
그러니 될 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또 생각합니다.
‘아, 나는 안돼~’
제가 그랬습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위해서 10년만 투자하세요.”
“선생님, 10년이나요? 너무 길어요. ㅠ”
“ㅇㅇ씨 93살 전후 죽는다고 보면 55년 더 살아야 하고 10년 투자해서 45년 제대로 사는 것인데요?”
“그러고 보니 또 느낌이 다르네요.”
삶이 그리 호락호락 한 것이 아닙니다.
매번 넘어지고 새살이 차고 또 넘어지고 살이 차고 그러면서 삶의 굳은 살이 박히며 그렇게 단단해져 가는 겁니다. 그렇게 남들보다 더 하나를 이루고 가는 겁니다.
그것을 담는 물리적 시간 없이 이루어지는 것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 더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남들보다 잘하는게 하나도 없어요. 한 번도 부자였던 적도 없고 얼굴이 예쁘거나 공부를 1등 하거나 하지 않았어요. 다만 딱 한가지 남들보다 나은게 있어요. 시작하면 반드시 끝을 본다는 겁니다.”
사실 끝까지 노력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닙니다. 그 길을 가는 시간 가끔은 확신이 흔들리고 결과도 당장 나타나지 않으니 의심도 듭니다. 어느 누구 한 명 격려하고 지지해 주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몰래 숨어서 울어야 할 때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인고의 시간을 10년만 거친다면 누구이던 무엇이던 지금보다는 남다른 시간을 만나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러니 내가 나를 참고 갈 자신만 있다면 무엇이든 시도해 보라고 말하고 싶은 겁니다.
그래도 다행입니다. 그분들에게 나와 함께 하는 이 시간이 완전 소용없는 것은 아니었나 봅니다.
오늘 새벽 휴대폰에 표시된 기온이 유난히 낮습니다. -6도.
너무 자연스레 오늘은 새벽 조깅을 쉬어야 한다는 무의식의 메시지가 올라옵니다.
어제와 달리 한 겹 윗옷을 더 입고 방한 도구들을 더 챙겨 두릅니다.
차가운 날씨에 발가락이 아려오고 볼이 따금거리지만 단단히 챙긴 몸은 여지없이 땀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어느시간, 어느곳에서도 나아감을 멈추지 말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오늘도 나는 딱 그 시간만큼 더 나아간 것입니다. 참으로 어려우면서도 단순한 것이 삶입니다.
그저 어제보다 한발 만 더 앞으로 나아갈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