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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일출 May 26. 2023

반장선거

영웅등장

학기가 시작하는 날에 아이들에게 내가 생각하고 있는 반장의 역할에 대해 공지를 했다. “반장은 학교의 규율을 잘 지키고, 학급을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사람이 맡았으면 좋겠다. 실제로 반장이 되면, 선생님들의 심부름을 많이 하는데, 반장이 된 후에 ‘공부해야 할 시간을 뺏겼다’고 말할 거면 처음부터 나서지 않았으면 좋겠다. 공부는 잘하지 못해도 좋다. 다만 반장을 하면 공부도 열심히 해서 스스로도 성장고 다른 여러 분야에서도 모범이 되면 좋겠다”는 말을 해 두었다.


며칠 후에 반장선거를 했다. 반장을 하고 싶은 학생은 손을 들어 표시하라고 했는데, 박완기라는 학생이 자원을 했다. 완기가 손을 들자 몇몇 아이들은 반장선거가 이미 선거가 끝났다는 듯 박수를 보냈다.

추가로 입후보할 친구가 있는지를 아이들에게 물어보았지만, 지원자가 없었다. 혹시나 해서 몇 번이나 물어보았지만 마찬가지였다. 완기는 자연스럽게 반장으로 선출되었다. 완기가 1학년 때, 반장으로 활동한 것은 알고 있지만, 이렇게 반 친구들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을 줄은 몰랐다.


이 책의 주인공인 박완기 학생은 한 마디로 ‘상남자’ 스타일이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나오는 엄석대와 같은 캐릭터는 아니지만, 카리스마는 그와 비슷하다. 공부를 잘하고, 축구도 잘한다. 남자 고등학교에서 이 두 가지를 잘하면 인간관계에서는 더 이상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완기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팀을 통솔하는 능력이 있고, 정의감도 강하다. 운동을 좋아해서인지 승부욕도 강하다. 누군가에게 지면 분해서 잠을 못 이룬다. 그래서인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은 불굴의 의지로 끝까지 완성해 낸다.


나에게 완기가 어울릴 대학교를 추천하라고 하면, 육군사관학교를 추천할 것이다. 어쩌면 영어도 잘하니 미국의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나 미국 해군의 엘리트 특수부대인 네이비 씰 같은 곳에 어울릴 만한 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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