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도에는 3학년을 맡게 되었다. 나는 3학년 4반 완기는 우리 옆 반인 3반에 배정되었다. 완기의 진학지도를 더 이상 돕지 못했지만, 그는 이미 자신의 진로 설계를 끝냈고, 그 길을 향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완기는 우리 학교의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열심히 공부했다. 그런 완기의 성공을 나는 마음속으로 기도하며 응원했다.
드디어 결실의 계절이 왔다. 열심히 공부했기에 좋은 결과를 기대했지만, 인생이 어디 그런가? 완기는 의대에 진학하지 못했다. 최선을 다해 열정을 불살랐지만, 의대에 갈 만큼의 점수는 받지 못했다.
아쉽고 실망한 마음에 지칠 만도 한데, 완기는 곧바로 서울에 있는 학원으로 향했다. 오로지 공부만 하겠다는 일념으로 서울에 있는 학원에 등록했을 것이다. 이후, 완기는 우직하게 자기의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 그렇게 또 매일을 1년 같이 열심히 노력했지만, 이번에도 수능에서 실패했다. 다른 과목은 모두가 1등급인데 수학에서 실력 발휘를 하지 못했다고 들었다. 최상위권 싸움에서는 1문제가 당락을 결정짓는데, 고비를 넘기지 못한 것 같았다.
나는 완기가 한 번 더 시험을 준비하길 바랐지만, 너무 큰 낙담을 했는지 이번에는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연락조차 없었다. 모르긴 해도 자존심도 크게 상했을 것이다.
이후에는 완기의 소식을 듣지 못했다. 공부하는 당사자가 연락하지 않는데, 괜히 부담을 줄까 봐 나 또한 연락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학교에 오는 졸업생들에게 물어봐도 완기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고 했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하더라도 현실은 냉정한다. 특히 의대라는 곳은 점수가 나오지 않으면 기회조차도 주어지지 않으니 안타까운 현실이다. 성실하고 열정적인 것은 평가항목에는 없으니까. 하기야 의대생이 되려면 이런 항목은 기본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또 1년이 지났다. 이번에 시험을 치르게 되면 삼수가 될 텐데, 과연 완기는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