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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일출 Jun 11. 2023

나의 성적향상 비결은 승부욕이었다

시너지 효과

2학년이 되면서, 긴장된 마음으로 처음 교실 문을 열었다. 친구들을 천천히 훑어보는데, 눈에 띄는 친구가 한 명 있었다. 그 친구는 우리 학교 수석 입학생으로 전교에서도 공부 잘한다고 소문이 자자했다. 나는 그 친구를 보고는 기뻤다. 

사실 고등학교 1학년 때는 공부 잘하는 친구가 반에 없어서 아쉬움이 있었다. 경쟁심과 승부욕을 학습의 원료로 삼는 나로서는 강한 경쟁상대가 자극의 원천이 되었는데, 그런 면에서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학기가 시작되고, 나는 머리가 좋은 데다 성실하기까지 한 그 친구를 보며, 정말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다. 놀고 싶을 때도, 항상 고개를 숙인 채 공부하고 있는 그 친구를 보며 나는 마음을 다잡았다. 모의고사나 내신 시험을 칠 때, 한 과목이라도 그 친구를 이기면 기분이 좋아져서 더욱 열심히 공부했다. 게다가 그 친구는 수학을 정말 잘했는데, 수학적인 사고나 문제를 이해하는 방법을 그 친구로부터 많이 배웠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침 7시에 일어나서 저녁 9시까지 책상 앞에 앉아 공부에 집중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그 친구 덕분에 그럴 수 있었던 것 같았다. 그리고 이건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그 친구도 내가 공부하는 것을 보며 풀어지려는 마음을 다잡았다고 한다. 내가 꾸준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곁을 내어주는 친구들이 있어서 가능했던 것 같다. 


뿐만 아니었다. 그 친구와 내가 조용히 공부를 하고 있으니 친구들도 영향을 받는지 교실에서는 가급적 소란을 피우지 않으려고 했다. 친구들은 자율학습 시간에 스스로 알아서 자기만의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공부하는 데에 에너지를 많이 쏟았다. 왈가닥에 개성 있는 친구들이 많긴 했지만, 공부할 때와 그렇게 하지 않을 때가 구분되기 시작했다. 선생님들도 우리 반 친구들이 놀 때와 공부할 때가 확실한 반이라고 칭찬하셨다.


바로 이게 시너지 효과인 것 같다. 따로 떨어진 각각의 역량보다 함께 하는 두 사람의 역량이 훨씬 더 큰 파급효과를 불러왔으니.  그 친구와 내가 선한 영향력을 미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가 1년 365일 공부 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체육 시간이나 점심, 저녁 시간에는 열심히 축구를 하며 스트레스를 풀었고, 가끔은 친구들과 함께 놀며 희망찬 미래를 꿈꾸기도 하였다.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나는 또 다른 세계를 배웠다. 친구들과 함께 하며 사회성도 배울 수 있었고, 함께 하는 즐거움과 서로를 아끼는 배려심도 키울 수 있었다. 


가만 보면, 나에게 필요한 민주시민으로서 서로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법은 고등학교 과정에서 다 배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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